"썸 탈 줄 알았는데"…아무도 안 쓰는 네이트 '펑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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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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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개방형 채팅 서비스 '펑톡' 참여자 수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트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네이트판에 기반해 사용자를 끌어모으려는 시도조차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뚜렷한 '킬러 콘텐츠' 없이 고전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오후 기준 네이트의 개방형 채팅 서비스 '펑톡'에 생성된 채팅방은 5개로 나타났다. 채팅방뿐 아니라 공유된 메시지 수도 적었다. 22건의 메시지가 올라온 톡방이 가장 많은 대화가 오간 공간 중 하나였다. 사용자들이 몰리는 네이트판 기반의 신규 서비스인데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네이트 펑톡에 10일 오후 생성된 방이 총 5개이며 이 중 가장 활성화된 방에서 공유된 총 메시지 수는 22개였다. 사진=네이트 펑톡 갈무리

네이트 펑톡에 10일 오후 생성된 방이 총 5개이며 이 중 가장 활성화된 방에서 공유된 총 메시지 수는 22개였다. 사진=네이트 펑톡 갈무리

펑톡은 대화방을 만든 지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대화 내용 등 모든 기록이 삭제된다. 대화방 자체가 통째로 '펑' 삭제되는 것이다.

펑톡 출시 당시 SK커뮤니케이션즈(현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부담 없이 가볍게 일상 속 고민과 관심사를 주제로 소통하는 네이트판 사용자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펑톡은 사용자당 최대 3개 대화방을 개설할 수 있다. △10대 이야기 △아이돌 △썸·연애 △엔터테인먼트 △사는 얘기 등 네이트판의 인기 주제들을 기반으로 누구나 개설·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5개 톡방 종류 중 이날 기준으로 아이돌, 엔터, 사는 얘기 톡방만 개설된 상태였다.

반면 네이트판엔 여전히 수많은 사용자들이 몰렸다. 네이트판 사용자들이 펑톡으로 넘어오지 않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네이트는 최근 수년간 검색 점유율조차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포털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네이트의 검색엔진 점유율은 아예 순위에서 집계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네이트는 과거 국내 웹 검색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네이버·다음과 함께 3대 포털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인터넷 생태계가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네이트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달 16일 SK텔레콤에서 삼구에프에스로 매각되면서 사명을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로 바꿨다.

박천일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최근 미디어 이용자들은 수동적이지 않고 적극적"이라며 "플랫폼이나 플랫폼이 전달하는 정보가 디지털 라이프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사용자의 선택을 못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이트의 경우 네이트온이라는 채팅 플랫폼을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하지 못한 것과 특별한 AI 콘텐츠가 없는 것이 이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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