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는 말 안 듣고, 인재는 떠나고"…애플 AI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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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8.27 07:54 수정2025.08.27 07:54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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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자체 인공지능(AI) 개발 전략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평가다.

27일 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과 내년 출시 예정인 시리(Siri)에 맞춤용 제미나이를 개발·탑재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애플의 AI 음성 비서 시리의 개발 수장 교체에 이어 외부 모델 검토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루밍 팡(애플파운데이션모델(AFM) 개발 총괄 임원)을 시작으로 핵심 연구원들이 연이어 이탈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애플은 앞서 앤트로픽에 맞춤형 클로드 모델 훈련을 요청했다. 하지만 라이선스 비용 조건 등이 맞지 않아 무산됐고, 이후 구글에 손을 내밀어 제미나이를 검토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구글은 애플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 인프라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 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는 이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자체 서버다. 애플은 프라이버시 보호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AI 성능을 높이고자 오픈AI에 이어 구글·앤트로픽 등과 파트너십을 다변화하고 있다.

애플은 동시에 'AKI'(Answers, Knowledge and Information)이라는 이름의 팀을 구성해 시리 외에 스포트라이트, 사파리, 메시지 등 애플의 대표 앱을 연구할 머신러닝 개발자 모집에도 나섰다.

애플은 자체모델 기반 '린우드'와 외부모델을 활용하는 '글렌우드' 프로젝트를 각각 진행한 후 모델을 선택하는 '베이크오프'(bake-off) 전략을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병행 전략과 경영진의 불신이 겹치면서 핵심 연구진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애플에서 메타로만 루밍 팡, 톰 건터, 마크 리, 보웬 장, 윤 주, 프랭크 추 등 AFM팀 핵심 인력 6명이 떠났다. 이들을 포함해 최소 12명 이상이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원 이탈과 함께 새 모델 탑재도 지연됐다. 애플은 당초 AFM팀이 개발한 파운데이션 AI 모델 기반 시리를 2024년 가을 아이폰 모델 등에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시리 버전 출시는 계속 늦춰졌고, 현재 2026년 봄 시즌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다만 팀 쿡 애플 CEO는 이달 열린 전직원 회의에서 "우리는 많은 시장을 지배한 경험이 있다. AI 분야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거대 IT 기업들이 최첨단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애플의 진전 부족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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