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탄생' 제퍼슨, 12년 만에 세계육상 여자 100·200m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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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프라이스 이후 12년 만에 탄생한 세계선수권 여자부 스프린트 더블

17살 때 아버지 위해 골수 이식한 이력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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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스프린트 더블'

(도쿄 AP=연합뉴스) 제퍼슨이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에서 우승한 뒤, 기록을 확인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멀리사 제퍼슨(24·미국)은 올해 한 번도 2024 파리 올림픽 메달 케이스를 열어보지 않았다.

올림픽 금메달 1개(여자 400m 계주)와 동메달 1개(여자 100m)가 자신을 나태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제퍼슨은 "올림픽 메달이 내게 '이 정도면 훌륭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더 많은 것을 이룬 뒤에 파리 올림픽 메달을 다시 꺼내볼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도쿄에서 제퍼슨은 더 많은 것을 이뤘다.

제퍼슨은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68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지난 14일 10초61의 대회 신기록으로 여자 100m 챔피언이 된 제퍼슨은 2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육상연맹은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 이후 12년 만에 여자부 스프린트 더블(단일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100m와 200m 우승)을 달성한 선수가 탄생했다"라고 밝혔다.

제퍼슨은 19일 경기 뒤 세게육상연맹과 인터뷰에서 "전설적인 스프린터 프레이저-프라이스 이후 첫 기록을 세웠다는 건 내게 큰 의미를 지닌다"며 "4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이 21일 여자 400m 계주에서 우승하면 제퍼슨은 2013년 프레이저-프라이스 이후 12년 만에 탄생한 '세계선수권 여자부 단거리 3관왕'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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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 메달리스트

(도쿄 AP=연합뉴스) 제퍼슨(가운데)이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에서 우승한 뒤, 2위 헌트(오른쪽), 3위 잭슨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퍼슨은 2025년을 기점으로 현역 최고 스프린터로 떠올랐다.

미국 내에서도 100m에서는 셔캐리 리처드슨, 200m에서는 개브리엘 토머스에게 밀렸던 제퍼슨은 올해 미국 대표 선발전 100m, 200m에서 모두 우승했다.

도쿄에서는 더 빨리 달렸다.

여자 100m 역대 4위 기록, 200m 역대 8위 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 따냈다.

미국 여자 선수 중 최초로 세계선수권 스프린트 더블을 이뤘다. 2009년 베를린 대회 앨리슨 필릭스 이후 16년 만에 미국에 여자 200m 금메달을 선물하기도 했다.

제퍼슨은 "필릭스를 존경한다. 미국 최초라는 말도 기분 좋다"며 "도쿄에서 큰 축복을 받았다"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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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 단거리 2관왕

(도쿄 AP=연합뉴스) 제퍼슨이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에서 우승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쿄에서 스타로 탄생한 제퍼슨을 소개하는 기사가 쏟아진다.

미국 NBC스포츠는 '아버지를 구한 이력'을 조명했다.

7년 전 제퍼슨의 아버지 멜빈 제퍼슨은 골수이형성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골수에서 백혈구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아 혈액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당시 고교생이던 제퍼슨은 2018년 9월 자신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내가 수술받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말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아버지와 오래 볼 수 있는 방법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건강을 되찾은 멜빈 제퍼슨은 딸이 지난해 파리에서 딸이 메달 2개를 획득하고, 올해 도쿄에서 2관왕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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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하는 제퍼슨

(도쿄 AP=연합뉴스) 제퍼슨이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200m 결선에서 역주하고 있다.

제퍼슨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타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는 종종 자신을 "시골 작은 마을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던 소녀였다. 숲속에 있는 학교에 다녔다"라고 소개했다.

조지타운은 작은 마을에서 자라, 세계적인 스프린터가 된 제퍼슨을 자랑스러워한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제퍼슨이 메달 2개를 따자, 조지타운은 10월 12일 제퍼슨을 위한 퍼레이드를 열었고, 그날을 '제퍼슨의 날'로 선포했다.

두 번째 제퍼슨 데이 행사는 더 성대하게 치러질 수 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20일 08시4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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