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주의' 전쟁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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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주의' 전쟁이 다가온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피터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이 같은 경종을 울린 것은 헤그세스 장관만이 아니다. 뉴질랜드도 국방비를 거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 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 호주 모두 예산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위기는 아시아 지역보다 더 크다. 중국은 러시아 북한 이란과 함께 대륙은 물론 해상, 우주, 사이버 세계에서 기존 체제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수정주의 세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에선 수정주의 전쟁이 시작됐다.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방공호로 모여들고 있다. 러시아의 침략과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에 유럽도 놀랐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3%를 국방비로 책정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GDP의 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수십 년간 서방의 방어력은 약해졌고, 미국의 군사적 기반과 동맹의 정치적 토대는 열악한 상태에 놓였다.

'수정주의 세력'의 부상

수정주의자들의 도전과 이를 방어하는 국가의 불확실한 대응으로 평화는 더욱 취약한 상태다. 새로운 강대국 전쟁의 시대는 피할 수 없고, 막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대만 같은 최전방 국가는 이런 현실에 직면해 있다. 자치 섬이 본토와의 전쟁으로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TV 드라마 ‘제로 데이’는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 양안 긴장의 영향을 묘사하는 제로 데이는 대만 사회를 들여다보는 동시에 우리의 삶을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권력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제로 데이 제작진은 다음의 전쟁은 할아버지 시대 전쟁과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 세기 분쟁은 주로 산업 전쟁이었고, 가장 많은 무기를 보유한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정보 기술과 사이버 역량은 다음 전쟁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다. 제로 데이에서도 대만의 군사 기술을 전복하고, 지휘통제 네트워크를 해킹해 미사일을 재조준하며, 로봇과 인공지능(AI)을 영리하게 사용해 인플루언서를 통해 중국을 옹호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정치 및 군사기관 고위층부터 거리 갱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전쟁터다.

달라진 전쟁 양상

특히 제로 데이는 정보 전쟁에 대한 고찰을 남긴다. 대만 문화부는 이 프로그램 예산의 40%를 지원했다. 대만에선 논란의 여지가 있는 프로젝트였다. 한 감독은 안전 문제로 이 프로젝트에서 물러났다. 제작진 절반 이상이 보복을 우려해 크레디트에서 자신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 배급사가 용기를 내 이 시리즈를 미국 스크린에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미국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애국자라면 미국인들이 점점 더 커지는 위험에 대해 깨우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레드코트’(미 독립전쟁 당시 영국군)보다 더 무서운 것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에겐 새로운 ‘폴 리비어’(영국군의 접근을 경고한 인물)가 필요하다. 경각심을 가지고 위기 상황을 대처할 수 있도록 말이다.

원제 ‘The War of Revision Is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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