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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생성AI 기반 의료기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생성AI 기반 의료기기 임상시험 계획에 대한 첫 승인 사례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의료AI는 의사의 오진 확률을 줄이고, 진단을 돕는 보조 역할을 했습니다. 생성AI 기반 의료기기가 상용화되면, 진단 보조에서 나아가 판독문 초안을 작성하거나, 진료 기록을 요약하고, 수술 소견을 제시하는 등 의료진의 지적 노동을 대신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식약처, ‘숨빗AI’ 흉부 엑스레이 초안 판독문 작성 소프트웨어 임상시험 계획 승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최근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생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숨빗AI의 흉부 엑스레이(CXR) 초안 판독문 작성 소프트웨어 ‘AI Read-CXR’입니다.
AI Read-CXR 작동 이미지 / 출처=숨빗AI
AI Read-CXR은 흉부 엑스레이에서 발견한 다양한 의학적 소견에 대해 개인 맞춤형 초안 판독문 작성을 비롯해 이상 소견을 영상의학과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빠르고 정확한 영상 판독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숨빗AI는 흉부 엑스레이에 대한 AI 초안 판독문을 사용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는 기존보다 판독 시간을 약 42% 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에서 생성AI 기반 의료기기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한 곳은 숨빗AI가 최초입니다.
숨빗AI는 AI Read-CXR에 의사 주관이 개입되지 않도록 자연어 문장 입력을 허용하지 않고, 흉부 엑스레이 영상만 입력 가능하게 제작했습니다. AI Read-CXR에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입력하면, 자연어 형태의 판독문이 출력되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입력이 동일할 경우, 항상 동일한 출력이 보장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습니다. 챗GPT와 같은 외부 상용화 모델이 아닌 자체 개발 모델을 기반으로 AI Read-CXR를 제작한 덕분에 이 같은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식약처는 지난해 3월부터 산학연 전문가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생성AI 의료기기 개발과 허가 후 사후 관리까지 전주기에 걸쳐 발생 가능한 위험 요인을 분석해 왔습니다. 생성AI가 의료영상 판독과 치료계획 수립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데이터 편향성과 정확성 부족으로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에 식약처는 그간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생성AI를 활용한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세계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를 지난 1월 24일 제정·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생성AI 의료기기 심사와 허가를 준비해 온 식약처는 숨빗AI가 신청한 흉부 엑스레이 초안 판독문 작성 소프트웨어에 대한 심의를 진행해 지난 4월 임상시험 계획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식약처는 생성AI 판독문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문을 비교 평가해 소프트웨어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판독 대상자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려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상시험 실시 기관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인하대 의과대 부속병원 총 두 곳입니다. 대학병원 교수 약 9명이 환자 1000명 이상의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을 평가할 예정입니다.
숨빗AI가 AIRead-CXR의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처 최종 승인까지 따내면, 국내 최초로 생성AI 기반의 의료기기가 시중에 출시됩니다.
딥노이드도 생성AI 기반 의료기기 임상시험 계획서 제출…생성AI 의료기기 개발 탄력
숨빗AI에 이어 딥노이드도 생성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작성 솔루션 'M4CXR'을 개발하고, 지난 3월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M4CXR는 생성AI를 활용해 흉부 엑스레이를 분석, 80개 이상 질환에 대한 소견을 담아 판독문 초안을 생성하는 의료기기입니다.
M4CXR 작동 이미지 / 출처=딥노이드
딥노이드는 식약처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 후 대학병원 2곳에서 3개월 동안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의 기술 진전에 관련 업계에서는 반색하고 있습니다. 봇물 터지듯 생성AI 기반의 의료기기 출시가 이어지며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생성AI 기반의 의료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일본 올림푸스와 후지필름, 펜탁스 메디컬 정도로 손에 꼽습니다. 이들은 내시경 영상을 분석해 보고서 작성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헬스케어 기업들의 선도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산학연과 협동해 세계최초로 생성AI 의료기기에 대한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빠르고 정확한 심사를 위해 준비해 왔다”며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최종 승인 작업까지 철저히 준비해 시중에 정확하고 안전한 생성AI 기반 의료기기가 나와 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