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25일 갤럭시 S26을 출시합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탑재되죠. 엑시노스 2600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엑시노스 2600는 전작 대비 무엇이 달라질까. 가장 크게 달라지는 3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HPB : 발열 잡는 구리 블록
우선 엑시노스 2600 개발자들이 공들여 개발한 HPB가 주목됩니다. Heat Path Block. 열이 이동하는 블록이라는 뜻인데요.
AP의 가장 큰 문제는 열(Heat)입니다. 좋은 AP는 빠르게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려면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전력을 많이 투입하면 할수록 발열도 심화합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스마트폰이 뜨겁네'라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고성능을 내려고 전력을 투입했는데, 열이 심하면 오히려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AP를 식히려면 배터리도 많이 닳죠. 그래서 성능도 성능이지만 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엑시노스를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재밌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의 AP 패키지 형태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겁니다. 기존에는 AP 바로 위에 짝꿍인 LPDDR 메모리만 얹어서 패키징했는데요.
이젠 AP 위의 패키지를 '반반'으로 갑니다. 메모리의 비중을 절반으로 줄이고요. 그 자리에 직사각형으로 만든 HPB를 얹습니다. 이 공정은 삼성전자의 패키징사업부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블록의 효과에 관해선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열렸던 'ECTC 2025' 학회에서 삼성전자가 발표했던 논문을 참고해볼만 한데요. 우선 이 논문에 따르면 HPB의 소재는 구리(Cu)입니다.
구리는 열전도율이 상당히 뛰어난 금속입니다. 구리의 열전도율이 400W/m·K 정도라면 실리콘의 열전도율은 130~150W/m·K입니다. 반도체 칩의 주재료인 실리콘보다 약 3배 정도 열이 잘 빠진단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 구리 블록을 얹으면, AP에서 생긴 열이 위로 잘 빠져나갈 수 있다는 아이디어죠. 열을 빼는 더미나 TSV같은 회로를 새롭게 뚫지는 않더라도, 블록을 하나 얹는 것만으로도 열이 밖으로 쭉쭉 빠질 수 있게 돕는다는 설명입니다.
그냥 구리 덩어리 하나 얹을 거면 예전부터 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아닙니다. 이걸 적용하기 위해 칩의 구조를 꽤 많이 바꿔야 합니다. AP와 메모리를 연결하기 위해 AP 양쪽으로 세워뒀던 기둥 모양의 구리 회로(Cu Post)들을 한 쪽으로 몰아야 하고요. 메모리 패키징 면적도 절반으로 줄어드니까 뭔가 패키지가 고도화됐을 겁니다.
또 구리를 위에 얹음으로써 생기는 새로운 문제들, 예를 들면 휨(warpage)이 심화합니다. 구리는 열을 잘 빼내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잘 팽창하려고 하는 성질이 강합니다. CTE(열팽창계수)가 높기 때문입니다. 실리콘으로 만든 AP는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두 재료가 하나로 묶인 상태에서 동일한 열 환경에 놓이면, 서로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변하지 못해 반발심이 거세집니다. 응력(應力)이 발생하는 건데요. 이 응력에 대응하다가 패키지 칩 전체에 엄청난 휨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칩이 망가지는 거죠.
그래서 이 응력을 피할 순 없겠지만, 이 현상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써야 합니다. AP(실리콘) 두께를 더 얇게 만들어서 유연성을 더해주고, AP를 감싸고 있던 몰드층 두께를 키워서 패키지 전체의 밸런스를 다시 맞췄습니다. 또 HPB 바로 아래에 있는 TIM 물질도 강직하게 만듭니다. HPB·AP 사이의 결속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물질들을 끼워 넣어 응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진짜 심각한 휨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런 새로운 구조로 기존보다 열 저항이 30%나 개선됐다는 결과를 냈습니다. 이게 엑시노스 2600에도 비중있게 적용됐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2나노 파운드리 SF2 적용…'율리시스'도 순항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긴밀하게 협업합니다.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인 'SF2'로 만들었는데요. 엑시노스 2500이 숱한 공정 문제로 타깃이었던 갤럭시 S25에 탑재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엑시노스2600은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 라인이 있는 화성 S3에서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월 2만 장 정도 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엑시노스 2600은 갤럭시 S26 일반·플러스 모델 일부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차기작인 '엑시노스 2700', 코드명인 율리시스 개발도 꽤 순항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2나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SF2P(Performance)'로 양산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고요. 현재 시스템LSI 사업부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업으로 테스트 웨이퍼를 만들어서 각종 성능을 점검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엑시노스 2500·2600 개발 시기·진행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참고로 퀄컴의 삼성 2나노 파운드리는 'SF2'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SoC-모뎀 분리…6G 저궤도 위성 시대 예열?
엑시노스 2600에선 '모뎀' 칩이 SoC에서 분리됩니다. 모뎀은 스마트폰이 외부와 통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칩인데요. 삼성전자는 2021년 개발한 엑시노스 2100부터 SoC와 모뎀을 합쳐왔었죠. 이렇게 하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칩 실장 면적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주요 경쟁사 중에선 애플이 AP와 모뎀을 분리한 상태로 공급하고, 퀄컴은 스냅드래곤 칩에 통합해서 공급합니다.
이번 엑시노스 2600부터 모뎀을 분리한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모뎀을 엑시노스 SoC 안에서 빼고 나면 유휴 면적이 생기겠죠. 그 부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CPU, NPU, GPU 같은 주요 블록의 코어를 더욱 키워서 칩의 연산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거죠.
독립한 모뎀 칩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특히 6G 시대에는 이 모뎀의 기능이 더 고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6G는 저궤도 위성(NTN) 시대입니다. 스마트폰·모바일 IT 기기가 기지국이 아닌 인공위성으로 통신하면서 위성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똑똑한 모뎀 칩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삼성전자는 이 흐름에 맞춰 NPU 기능을 탑재한 모뎀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걸 당장 엑시노스 2600에는 구현하지 않지만, SoC와 모뎀을 분리한 것이 6G 시대에서 상당히 합리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꼭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처럼 엑시노스 AP를 쓰는 기기만 아니더라도, 6G 모뎀이 필요한 모든 곳에 별도의 모뎀 칩을 공급하면서 독자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는 기회니까요.
6G NTN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아마존 등 위성 빅테크와의 협업이 더욱 가시화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삼성전자의 모뎀 설계 기술은 세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엑시노스 2600에서의 굵직한 하드웨어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남은 설 연휴도 즐겁게 보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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