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급찐살' 주사로 빼려했는데…경고 나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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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2.18 12:22 수정2026.02.18 12:22

강릉아산병원 김원준 비만대사질환센터장이 주사형 비만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김원준 비만대사질환센터장이 주사형 비만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휴 기간엔 평소 유지하던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서 연초 결심한 다이어트 계획이 물거품이 되기 일쑤다. 명절이 끝나면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배경이다. 최근엔 급하게 찐 살(급찐살)을 빼기 위해 주사 치료에 기대는 사람도 많다. 전문가들은 주사 치료를 무분별하게 활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원준 강릉아산병원 비만대사질환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은 “비만치료제는 단기간 체중감량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질병으로서의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전문의약품”이라고 했다. 용법 용량 등을 잘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를 넘어 다양한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명확한 질병이다. 비만의 정도는 키와 체중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와 복부비만을 확인하는 허리둘레 등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선 체질량지수 25kg/㎡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성인 비만율은 38% 정도다. 성인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비만에 해당한다.

비만은 2형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비롯해 지방간, 담석증, 수면무호흡증, 골관절염, 암 등과 관련이 있다. 비뇨생식계 질환, 우울증 등도 비만 관련 질환으로 분류된다.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은 분명하지만 체중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랫동안 꾸준히 운동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반복적으로 시도하거나 단기간의 감량 수치에 집착하는 일도 흔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연간 체중조절 시도율은 국내에서 68.5%에 이른다. 인구 상당수가 지금 이순간에도 체중 감량 중이라는 의미다. SNS 등을 중심으로 비만치료제 광고가 퍼지면서 약물의 용도 등을 오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최근에는 빠르고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만을 강조한 정보가 온라인으로 확산하는 등 오해가 커지고 있다”며 “비만치료제를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약’으로 받아들이는 대중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이거나, 27kg/㎡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때에만 의료진의 판단 아래 처방된다. 정상 체중이거나 단순 과체중 상태에서 사용하면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은 비만치료제의 ‘자가 주사’ 사용이다.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약제를 임의 구매해 사용하다가 부정맥이나 응급질환으로 입원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비만치료제를 쓸 땐 약제별 부작용과 금기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주사가 아닌 먹는 비만치료제도 마찬가지다. 김 센터장은 “드물지만 췌장염, 담낭 질환,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모든 비만치료제는 임산부와 수유부에게는 사용이 금지되고 특정 암 병력이나 췌장염 과거력이 있는 경우도 사용이 제한된다”고 했다.

체중 관리의 기본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치료 전 체중의 5~10%를 6개월 이내에 감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는 게 좋다. 개인의 특성과 건강 상태에 맞춘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성인은 주당 최소 150분 넘게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대근육군을 중심으로 주 2~3회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이런 운동 습관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근육량 유지와 기초대사량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단기간 체중을 줄이기 위해 극단적으로 금식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하는 사람도 많다.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 수는 있지만 요요 현상이 생기고 근골격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영양 결핍, 호르몬 불균형,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센터장은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생활습관 변화를 목표로 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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