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가 사용하는 클라우드인 ‘G드라이브’ 서버가 불에 타 858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정부 업무 자료가 사라졌다는 소식이다. G드라이브는 정부가 사용하는 자료 공유 플랫폼으로 74개 기관, 12만5000명이 활용 중이다. 문제는 G드라이브 데이터를 백업해 두지 않았다는 데 있다. 공무원 개인 PC 등에 동일한 데이터가 없다면, 정부 자료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얘기다. 중앙정부의 정보 관리 수준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는 중소기업만도 못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화재나 테러 등에 대비하기 위해 2023년 초 충남 공주에 재해복구 전용 데이터센터를 만들지만, 개장을 차일피일 미뤘다. 2023년 11월 정부 전산망 장애 사태가 터지면서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운영 계획을 수정한 영향이었다. 액티브-액티브 시스템은 동일한 데이터가 저장된 두 개의 서버를 모두 켜놓고 한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다른 서버가 임무를 이어받는 것을 의미한다. 한 서버에 사고가 발생해도 멈춤 없이 플랫폼이 운영된다. 잠시 시스템 작동을 중단하고 데이터를 복사해 복구하는 ‘액티브-스탠바이’ 시스템보다 한 단계 진화한 방식이다. 미국은 중앙정부 행정망을 액티브-액티브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행보는 전쟁을 치르다가 무기 교체를 이유로 전선에서 병사들을 뺀 것과 똑같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더 나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해도 2년 넘는 기간 백업 없이 정부 데이터를 한 곳에만 방치하는 일은 없었어야 했다. 대안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주요국은 민간과 공공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며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관리 소홀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천재지변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G드라이브 데이터 소실은 정부의 오판이 부른 명백한 인재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정부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이 G드라이브뿐인지 철저히 살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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