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세훈 1심 당선무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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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7.22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7.22 사진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자신의 후원자에게 그 비용을 대납하도록 했다는 1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5번에 걸쳐 명 씨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 김한정 씨가 그 대가로 명 씨에게 2100만 원을 줬다며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죄질이 좋지 않아 공직 자격 상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김건희 특검법에 따르면 1심 선고는 공소 제기일로부터 6개월 안에, 항소심과 상고심 선고는 각각 3개월 안에 끝내야 한다. 대법원 선고에 따라서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오 시장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요구했는지, 오 시장이 후원자 김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내도록 요청했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먼저 명 씨에게 연락해 만났고, 그 직후 명 씨가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며 오 시장이 의뢰자가 맞다고 판단했다. 대납 문제에 대해서도 오 시장 측이 첫 여론조사를 받아본 뒤 김 씨가 명 씨 측에 돈을 보냈고, 이후 김 씨가 조사 결과들을 오 시장에게 전달했다며 오 시장의 부탁이 없었다면 이럴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가 필요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조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오 시장 측이 명 씨에게 항의해 공표를 늦추게 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명 씨는 당시 오 시장의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의 지지율이 오 시장보다 앞서자 표본 데이터에 손을 대 격차가 줄어들게 만들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 등을 지내며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주도했고 재판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 씨의 진술과 주변 정황만으로 꿰맞춰 유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하겠다고 했다. 이후 재판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를 설계하고 그 대가로 돈이 오가는 불법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다. 여론을 왜곡하는 이런 음성적 여론조사를 완전히 퇴출할 수 있도록 법의 감시망을 더욱 촘촘히 짜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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