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아르헨티나에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라인을 제공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통화 스와프 외에도 미국의 페소화 직접 매입, 환율안정기금을 통한 달러 표시 국채 매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소식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전기톱 개혁’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대대적인 정부 조직 및 공무원 감축, 연금 동결, 보조금 삭감 등 긴축 재정을 통해 재정흑자 전환과 함께 세 자릿수에 이르던 물가 상승률을 한 자릿수로 끌어 내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던 밀레이 개혁이 암초를 만난 것은 이달 초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참패하면서부터다. 환율 급등, 주가 급락, 채권가격 하락 등으로 국가 위험도가 급등하면서 정권이 흔들리는 상황에 몰렸다.
선거 패배 원인으로는 측근의 부패 스캔들 등이 꼽히지만, 그 근저에는 내수 침체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밀레이의 긴축 개혁은 일시적으로 빈곤층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연금 인상을 요구하는 은퇴자들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지원이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르헨티나의 국가부채는 950억달러에 이르는데 외환보유액은 60억달러에 불과하다. 밀레이 임기인 2027년까지 상환해야 할 대외 부채만 440억달러다. 환율 방어와 긴축 재정이 수출 경쟁력과 내수 경기를 저해하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20세기 초 세계 5대 경제 대국이던 아르헨티나는 1946년 페론 정권 이후 만연한 포퓰리즘으로 경제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아홉 번의 디폴트 선언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만 22차례나 받았다. 수렁에 빠진 국가 경제를 되살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해외 기관으로부터 재정 관리에 대한 경고를 받는 우리도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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