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대 학생들 가운데 군 입대 대기자를 제외한 전원이 새 학기에 등록하고 복학 신청을 했으나 수업은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제적당하지 않으려고 등록금 내고 복귀는 했지만 ‘등록은 하되 수업은 거부하자’는 일부 강경파 학생들과 의사 단체의 비난을 의식해 적극적인 수업 참여는 꺼리는 분위기라고 한다. ‘무늬만 복귀’로 집단 제적 위기는 넘겼어도 대규모 유급 사태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
대부분 의대들은 학생들의 신상이 유출되지 않도록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고 출석 여부도 비공개로 하고 있지만 수업 참여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의대생 단체는 2일 15개 의대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이 0.4∼9.5%로 평균 3.9%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수업 거부 의사를 묻는 투표에서는 신입생의 91%, 신입생과 예과 1학년을 같이 다녀야 하는 24학번은 89%가 수업 거부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의대생은 수업일수의 4분의 1 이상 무단결석하면 F학점을 받고 유급되는데 이달 중 유급 여부를 가리는 ‘데드라인’이 닥치게 된다.
졸속 의대 증원의 최대 피해자인 의대생들로서는 올해 증원을 없던 일로 하는 조건 정도로 복귀하는 것이 마뜩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향후 정원은 과학적 추계에 따라 정하기로 했고 의료계가 요구해온 필수의료 강화 정책 등도 느리지만 추진 중이다. 올해도 집단 유급하면 내년부터 의대 교육은 불능 상태에 빠진다. 의대생들에게만 완화된 학칙을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학내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올해 의대 정원 확정이 늦어지는 만큼 수험생들은 혼란을 겪게 된다.
지난해 원하는 날짜에 입원하지 못해 대기한 환자들의 평균 대기 기간이 17.5일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메우느라 3조 원 넘게 혈세를 쓰고도 의료 환경을 더 악화시킨 자해극을 올해도 반복할 수는 없다. 정부와 대학은 의대생들이 안심하고 강의실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호하되 학칙을 어기는 학생들에겐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 의사 단체도 의정 갈등 해결은 선배들에게 맡기고 후배들은 교육과 수련에 매진하라고 독려하기 바란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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