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관세 유예 조치 이후 무난하게 관리되는가 싶던 미·중 관계가 다시 치킨게임 양상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전격 발표하자 미국이 100% 초고율 추가 관세로 즉각 맞불을 놨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던 바람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만큼 갈등 재점화 과정이 급작스럽고 과격하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 발표 바로 다음 날 미국 선박에 특별항만서비스료를 부과하며 일사천리로 내달렸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를 인질로 잡은 적대적 조치”라는 거친 비난과 함께 곧바로 100% 추가 관세 보복 조치를 내놨다. 지금도 57%에 달하는 관세율이 157%로 높아진다면 양국 간 교역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백병전처럼 거친 초강대국 간 대립은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에브리싱 랠리’를 이어온 글로벌 금융·자산시장이 지난 주말 장에서 발작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배경이다. 나스닥지수가 3.5% 급락해 뉴욕증시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2조달러 급감했고, 비트코인이 이틀 새 8% 넘게 추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동안 소강상태이던 관세전쟁도 6개월 전보다 훨씬 치열해지며 타결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관세전쟁의 전선이 어느새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해운·국방 등 전략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미국은 물러설 수 없고, 중국도 ‘우위를 점했다’며 공세를 시작한 모양새라 양국 간 화해는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지경인 한국이다. 양국 정상이 APEC 참석 의사를 거두지 않고 있는 만큼 오는 29일로 예정된 정상 회동 전에 극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그 과정까지 줄서기 강요와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어찌어찌 극적 타결이 이뤄져도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초강대국 간 패권 다툼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고 한국 경제와 안보도 예기치 않게 휩쓸려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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