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만을 AI 메카 만들겠다는 젠슨 황, 집권당 탈원전에 직격탄

2 weeks ago 5

입력2025.06.01 17:28 수정2025.06.01 17:28 지면A35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정부에 탈원전 정책 재고를 공개 촉구했다. 대만에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려면 전력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만계 미국인인 그는 “대만은 반드시 원전에 투자해야 하며 (정치적 이유로) 원전에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탈원전을 고수하는 집권 민주진보당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대만은 2018년부터 탈원전에 나섰고, 지난달 마지막 원전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규모 정전과 만성적인 전력난이었다. 결국 탈원전 재고 요구가 커지면서 지난달 원전 수명을 기존 40년에서 60년 늘리는 법안이 전격 통과됐다. 오는 8월에는 마안산 1, 2호기 원전 재가동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AI 구루’ 젠슨 황의 대만 조언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되돌리며 급한 불을 껐지만 대선 후 방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지지율 1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현재 32%인 원전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감(減)원전’을 표방하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엔 부정적이지만 기존 원전 사용과 수명 연장은 가능하다’는 감원전은 내용상 탈원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후보는 대신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강조하지만 간헐성이 큰 재생에너지만으로 AI 시대 안정적 전력 공급은 기대난이다. 태양광발 수급 불균형 때문에 전력 당국이 정전 방지를 위해 출력을 조정한 날이 올 들어 30일을 넘어서 사상 최대다. 지난 4월 스페인 대정전과 같은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원전 르네상스는 세계적 추세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늘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 최초 탈원전 국가였던 이탈리아가 가세하는 등 유럽의 원전 회귀도 본격화했다. 두산, 삼성 등과 손잡은 미국 뉴스케일파워가 최근 설계 인증을 받는 등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경쟁도 뜨겁다. ‘원전 강국’ 한국만 시대착오적 탈원전으로 회귀한다면 치명적인 자해가 될 것이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