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공망·정보전 중요성 일깨우는 이스라엘·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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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7 17:34 수정2025.06.17 17:34 지면A31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방식은 우리 안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강이라고 자랑하는 ‘아이언돔’ 등 다층 미사일 방어망이 뚫려 상당한 피해를 본 것이 특히 경각심을 부른다.

아이언돔에 구멍이 생긴 것은 신형 미사일 ‘하즈 카셈’과 기존 미사일, 드론 등을 활용한 이란의 섞어쏘기 전술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하즈 카셈은 발사 징후 포착이 힘든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에 회피 기동도 가능하다. 이스라엘에 배치된 미군의 요격 미사일 사드와 패트리엇도 우회했다. 비행 특성이 다른 미사일을 섞어 대량 공격에 나서면 최첨단 방어망이라도 감당하기 어렵다.

미사일 다각화와 물량 공세 능력을 키우고 있는 북한도 이 전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미사일 발사대 수백 기와 시간당 1만 발 발사가 가능한 장사정포도 전방에 배치했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 대응이 가능하다지만, 우려가 적지 않다. 아직 대부분 주한미군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사드로는 수도권 방어가 어렵다. 패트리엇(PAC-3)은 미군이 대만과 중동 등 위기 시 언제든 빼갈 수 있다. 2030년대 중반이 돼야 갖출 예정인 독자 다층 방어체계를 앞당기고, 사드 추가 배치도 필요하다.

핵탄두 역량까지 갖춘 갖가지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선 통합된 한·미·일 협력 체제 구축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미국은 물론 일본은 정찰위성, 공중조기경보기 등 우수한 자원을 활용한 미사일 발사 탐지, 추적, 탄착 파악 능력이 한국보다 월등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찰자산의 전방 대북 감시 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에도 신중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핀셋 공격으로 이란군 수뇌부가 속절없이 피살되는 것을 보면 정보전의 중요성도 일깨운다. 주요국은 사이버와 드론, 위성 등을 활용한 정보기관 역량 확충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박탈 등 거꾸로 가고 있어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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