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임기 2년 동안 당적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 다수당이 의장을 배출한다 해도 의장을 맡고 있는 기간만큼은 출신 정당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여야 간 이견을 최대한 조율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금 후보들의 발언은 국회의장 선거에 나온 건지,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건지 헷갈릴 정도다. 조 의원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목표라고 했고, 김 의원은 민주당의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이 자신의 결단이라고 했으며, 박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재선을 돕겠다고 하고 있다.
이들이 앞다퉈 ‘당심’을 강조하는 건 이번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 처음으로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투표 결과가 20% 반영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2024년 민주당 의원들의 투표로 치러진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거에서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했던 추미애 의원이 낙선했다. 이에 강성 당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부랴부랴 권리당원 투표를 도입했다. 당시 당내에서도 국회 전체를 대표해야 할 의장 선거에 당원 표심을 반영하면 대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강행됐다.
가뜩이나 여당이 쟁점법안을 밀어붙이고 야당이 이를 막으려는 극한 대치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의장이 입법 과정에서 여야를 끊임없이 설득하고 대화와 협상을 중재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파열음을 줄일 수 있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할 국회의장이 되겠다는 인사들이 출신 정당의 편을 들 테니 뽑아 달라는 말을 대놓고 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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