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측에 고가의 그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상민 전 검사가 특검에 ‘검찰 재직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검찰 동향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했을 때는 물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검찰 내부 동향과 세평 등을 수시로 보고했고, 이른바 ‘쥴리 의혹’ 수사와 관련된 검사들 분위기를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김 여사에게도 직접 전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비선’ 역할을 한 것을 자인한 셈이다.
검찰의 수사 정보와 내부 동향이 외부로 흘러 나가는 것을 차단하지 못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위협받을 수 있다. 수사에 외압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검찰 조직 안에 비선이 생기게 되면 내부 갈등이나 파벌 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비선이 누구냐를 놓고 조직 전체에 불신이 퍼질 수도 있다.
그런데 김 전 검사는 검사 지위를 이용해 얻은 각종 정보를 은밀히 제공하면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줄을 댔고, 이를 바탕으로 정계 진출을 도모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총선을 1년여 앞둔 2023년 1억4000만 원에 사들인 그림을 김 여사의 오빠에게 전달한 것도 공천과 무관치 않다는 의혹이 있다. 검사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할 수밖에 없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김 전 검사의 뒤를 봐준 정황도 여럿 있다. 김 전 검사가 김영선 전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려 하자 김 여사가 김 전 의원과 명태균 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는 게 명 씨 측의 설명이다. 김 전 검사가 경선에서 탈락해 국민의힘 공천을 못 받자 윤 전 대통령은 그를 차관보급인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했다. 김 전 검사에게서 각종 보고 등을 받은 것에 대한 보상성 특혜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김 전 검사와 윤 전 대통령 간에 사적 친분이 있다고 하지만 책임 있는 공직자라면 공적인 관계와 구분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김 전 검사는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챙길 기회로 삼으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검사들 때문에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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