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권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가 본격화된다. 국제계리사회(IAA)가 보험계리에 AI를 접목하기 위해 TF를 발족했다.
보험계리는 보험과 연금에 수학적 방법론을 활용해 위험과 보험료, 보험금 등을 평가·분석하는 업무를 말한다. 통계를 기반으로 상품이 개발되는 보험사 업무 전반에 보험계리가 적용되고 있다.
4일 IAA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차 AI TF 서밋이 개최됐다. TF엔 우리나라 보험사 3곳(현대해상·카카오손보·라이나손보)과 보험계리법인 2곳(RNA·지아보험계리컨설팅) 소속 계리사가 참여했다.
국제계리사회는 작년 1차 TF에서 진행된 연구와 자료를 토대로 강화된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향후 활동 기록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보험사와 계리사가 계리 업무에 AI를 도입할 때 윤리·제도·교육·혁신 등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지침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세부적으로 △보험계리사의 AI 활용과 시작을 지원하는 '참여와 관심 구축' △계리 AI 연구개발과 교육을 담당하는 '연구·발전' △AI 활용 사례를 정리하는 '사례 연구 및 도구' △거버넌스, 윤리, 실용성 등을 고려해 AI 도입 전략을 구축하는 '도입 프레임워크'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오는 2026년까지 운영된다.
TF 내 각 그룹은 1차 TF에서 연구된 전문성과 윤리, 교육, 계리사의 역할, 정책 반영, 혁신 등 AI 관련 논의를 토대로 실제 보험계리 업무에 AI 적용할 경우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업권 중 보험에서 인공지능이 활약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 보고 있다. 특히 확률과 수학을 바탕으로 미래 손해율과 위험률을 예측하는 보험 계리에 AI가 활용될 경우, 오류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2023년 국내 보험사에 도입된 신 회계제도와 새 건전성제도(K-ICS)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AI를 통한 신뢰 제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계리사는 “세계적으로 보험사 다양한 업무에 AI가 활용되고 있지만, 계리사의 윤리적 판단과 제도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계리엔 인공지능 도입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이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질적인 측면에서 효율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IFRS17과 K-ICS에선 보험사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과 예상 손해율, 해지율 등 대다수 지표에 계리가정이 활용된다. 미래에 대한 가정에 보험사 자의적 해석과 예상이 반영되다 보니 이익 부풀리기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