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껍데기를 벗기고 입에 넣었던 알사탕에는 얇은 속포장이 하나 더 있었다. 혀에서 먼저 녹으며 달콤한 설탕의 맛을 느끼기 전에 신호를 주는 전주곡 역할을 했다. 사탕이 습기에 녹는 걸 방지하기 위한 전분 필름이다. 90년대 분자 음식을 유행시켰던 스페인 ‘엘 불리(El Bulli)’ 레스토랑의 셰프 페란 아드리아는 이 사탕 포장 필름으로 음식을 싸서 입에 넣는 순간 내용물이 터져 나오는 분자 요리를 개발했다. ‘먹는 포장’의 재미있는 사례 중 하나다.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275] 먹는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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