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김단비에 책임 못 물어…타이밍 못 잡은 벤치 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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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아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 첫판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역대 WKBL 여성 감독 최초로 챔프전 승리라는 새역사를 함께 쓴 부산 BNK의 박정은 감독이 더 좋은 경기력으로 여성 지도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싶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16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53-47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팀의 승리는 박정은 감독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1승이었다.
박정은 감독은 역대 WKBL 여성 감독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박 감독은 "BNK에 와서 여러 가지 여성 최초 타이틀을 수집하고 있다. 부담스럽기도, 감사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노력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여성 지도자 인식이 좋아질 것 같다"는 박 감독은 "책임감을 갖고 있는데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하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챔프전 우승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위성우 감독의 우리은행에 내리 3패를 당해 고개를 숙였던 박정은 감독은 이날 16점 차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일궈내며 설욕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당시엔 워낙 선수 구성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났고, 경험 자체만 중요하게 생각해서 경기력에서 격차가 컸던 것 같다"고 돌아보며 "지금은 좀 더 우리 색깔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같이 싸울 준비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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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주전 멤버들의 이름값만 보면 김소니아, 안혜지, 박혜진, 이소희 등이 버티는 BNK가 에이스 김단비 1명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우리은행보다 객관적 전력이 좋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BNK는 2쿼터 한때 16점 차로 뒤지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고, 경기 막판 힘겹게 역전승을 거뒀다.
이 이유에 대해 박정은 감독은 "선수들이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초반에 준비한 걸 제대로 못 하고, 상대 수비에 당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는 김단비라는 구심점이 확실한데) 우리는 5명이 분산되다 보니 하나로 뭉치는 타이밍이 아직 잘 안 맞는 것 같다"며 "공수 움직임의 포인트, 맥을 잘 짚어야 한다"고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준비한 지역방어를 선수들이 잘 이행해주긴 했지만, 우리은행이 지역방어를 깨기 위한 전술을 들고나오면서 슛을 많이 허용했다"며 "슛은 언제든 들어갈 수도, 안 들어갈 수도 있다. 슛 찬스를 준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서 재정비하고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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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약속된 수비는 잘했는데, 끝에 가서는 한계를 느낀 것 같다"며 "전반은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전엔 확실히 힘에서 달리는 느낌이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후반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 내 미스도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타이밍을 못 잡았다. 그건 내 벤치 미스"라고 자책하고서 "2차전에서는 총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 쿼터에서 완전히 힘이 빠진 듯했던 에이스 김단비를 두고는 "39분을 뛰고 있는 선수에게 여기서 더 잘해달라고 할 수도 없다.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고 안타까워한 위 감독은 "저 팀은 멤버가 좋아서 고루고루 잘한다. 막기가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soru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16일 17시22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