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號 KT' 조직 재건·AI 신사업부터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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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사태 등으로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KT가 박윤영 대표이사 체제로 31일 새출발한다. 박 대표 후보자는 당장 취임 직후 대대적인 인사를 내며 새 체제의 신호탄을 쏜다. ‘30년 정통 KT맨’인 박 후보자는 구조조정으로 밀려난 ‘토탈 영업 태스크포스(TF)’ 직원들의 업무 복귀를 추진해 조직을 추스르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기획통’ 장점을 살려 정체돼 있는 KT의 인공지능(AI) 사업도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통성 복원’ 시동

'박윤영號 KT' 조직 재건·AI 신사업부터 챙긴다

KT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 후보자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대표이사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LG그룹 출신인 김영섭 현 대표는 지난해 무단 소액결제와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연임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1992년 한국통신(KT의 전신)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KT에 몸담은 박 후보자는 실권을 쥐자마자 ‘정통성’ 되찾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자는 현 체제에서의 무리한 구조조정과 외부 인사 영입으로 KT가 전문성을 잃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모으는 조직은 202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생겨난 토탈영업 TF다. 당시 KT는 본사 인력 5800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대상자 중 희망퇴직(1300명)과 자회사 배치(2000명) 인력을 제외한 약 2500명이 ‘휴대폰 영업’으로 밀려났다. 주로 네트워크 보수 업무 인력이던 이들을 배치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모호한 부서명을 달고 있는 ‘토탈영업 TF’다.

박 후보자는 서울대 토목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은 ‘기술통’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박 후보자는 KT에서 발생한 해킹과 결제 정보 유출 사태가 무리한 구조조정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며 “조직 결속력 회복뿐 아니라 기술 안정성을 위해서도 토탈영업 TF의 정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I 등 기술 임원진 전면으로

‘박윤영호 KT’의 또 다른 포인트는 ‘미래’다. 박 후보자는 토목공학 전공의 장점을 살려 한국통신 선로기술연구소에 입사했는데, 주도적인 기획력이 눈에 띄어 본사로 발탁됐다. 차세대사업TF장(상무보)과 컨버전스연구소장(상무), 미래사업개발단장(전무) 등 임원 시기 동안 대부분 신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박 후보자를 잘 아는 인사는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교수를 택하지 않은 것은 항상 변화에 대해 생각하는 기질 때문”이라며 “대부분 기업 간 거래(B2B) 업무를 한 데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미래가 걸려 있는 AI와 관련해 신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KT의 AI 관련 사업은 현재 정체 상태다. 이 회사의 AI 관련 매출(정보기술 포함)은 2023년 1조원에서 2024년 1조1000억원, 지난해 1조1400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1월 신동훈 전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NC AI로 이직한 뒤 이 자리는 공석이다. 주총 이후 인사를 통해 김영섭 대표가 직접 영입한 오승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도 물러난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비롯한 기술 분야 임원진이 전면 교체되는 인사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일부 이사가 지난해 11월 CEO의 권한인 임원진 인사권을 이사회 의결 사항으로 정관에 넣으려다 실패했는데, 해당 이사의 상당수가 이사회에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박 후보자는 이사회와의 관계 설정을 과제로 떠안았다.

박한신/이영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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