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틀러가 1941년 6월 소련을 침공했다. 불가침 조약을 믿었던 소련군은 개전 초에만 300만명이 포로로 잡혔다. 격노한 스탈린이 그해 8월 ‘명령 270호’를 내렸다. “항복한 자는 즉결 처분하고 가족도 체포한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1942년 독일군에 붙잡힌 소련군 장군이 포로들로 스탈린 타도를 위한 ‘러시아 해방군’을 조직하기도 했다. 이판사판이 된 것이다. 의심이 병적이던 스탈린은 포로가 된 소련군을 반역자, 간첩으로 간주했다. 자기 장남이 포로가 됐는데도 교환 협상을 거부해 죽게 만들었다. 1930년대 독재를 위해 자국민 100만명을 간첩 등으로 몰아 학살했던 사람이다. 2차 대전 후 소련군 포로 중에 소련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송환 열차에서 자살하거나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