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과 문인 사천 이병연은 서울 서촌에서 태어나 평생 절친한 벗으로 지냈다. 사천이 시를 쓰고 겸재가 그림을 그려 시화집도 함께 냈다. 1740년 타지에 부임하게 된 사천이 벗과의 잠시 이별을 아쉬워하는 시를 썼는데 남녀 간 연서처럼 애틋했다. ‘자네와 나는 합쳐야(중략) 하는데 그림 날고 시 떨어지니 둘 다 허둥대네.’ 남자들끼리 나누는 각별한 우정을 요즘 유행어로 ‘브로맨스’(brother와 romance의 합성어)라 하는데 둘이 그런 관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