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도 52위→31위, 청렴 문화 확산에 기여 위반 신고 급감, 법 적용 느슨해진 탓일 수도 ‘공익 목적’ 고충민원 예외 엄격히 손질하고 권익위 조사권 및 배우자 처벌 규정 보완해야 이성보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전 국민권익위원장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하는 국가 청렴도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는 2016년 176개국 중 52위에서 2025년 182개국 중 31위로 상승했다. 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이 이에 크게 기여했다고 믿고 있다. 필자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청탁금지법은 이듬해 9월 28일 시행돼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3년 임기 내내 이 법의 입법과 시행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한 필자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법은 전임 김영란 권익위원장이 제정안을 제안한 뒤 ‘김영란법’으로 불리며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국민과 언론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입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짧은 글에 그 과정을 모두 담을 수는 없지만, 온갖 우여곡절 끝에 정부 원안을 수정한 법안이 통과됐다. 청탁금지법은 우리 사회에 고질적인 청탁 관행을 없애고, 떡값이나 접대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일 처리를 바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마련됐다. 청렴 문화를 확산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려는 법이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획기적인 법이었던 만큼 입법 과정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입법 당시부터 식사비 3만 원, 선물 5만 원 등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2018년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에 한해 선물 한도를 10만 원으로 높였고, 2023년에는 이를 15만 원으로, 명절 전후에는 30만 원으로 인상했다. 3만 원이던 식사비도 2024년 5만 원으로 높였다. 물론 법의 취지와 달리 소비와 일상적인 교류까지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잇단 가액 인상으로 이 법을 ‘뇌물권장법’으로 전락시켰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청탁금지법이 식사비와 선물 가액의 상한을 정한 취지는 그만큼 접대하거나 선물을 주라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주고받지 말라는 데 있다. 식사나 선물의 허용 범위를 넓혀 농어촌 경제를 돕겠다는 것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경제 문제는 경제로 해결해야 한다. 단언컨대 부패를 먹고 자라는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가 튼튼한 나라일수록 국가 청렴도가...
[동아시론/이성보]청탁금지법 시행 10년, 빈틈 메워 실효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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