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여제' 김가영의 남자부 도전 기준은 '애버리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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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7연속 우승…'여자부 LPBA는 적수 없다'

"애버리지 1.5 유지하고 PBA가 허락하면 남자부 출전 고민"

이미지 확대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목표를 밝히는 당구여제 김가영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목표를 밝히는 당구여제 김가영

[PB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2025시즌 프로당구 LPBA에서 7연속 우승이라는 믿기 힘든 업적을 달성한 김가영(42·하나카드)을 두고 당구 팬 사이에서는 '남자부 PBA에 도전해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김가영은 여자부에서 워낙 압도적인 성과를 남긴 데다가 실제 기량도 남자 선수 평균을 향해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가영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PBA-LPBA 미디어데이에서 "나는 아직 PBA 투어에 참가하기에는 수준 미달이다.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PBA 사무국에서 특별 출전을 허락하고, 기량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도전할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영은 "만약 애버리지 1.5 이상을 유지하고 출전을 허락한다면 생각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지 확대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7연속 우승을 달성한 김가영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우승으로 7연속 우승을 달성한 김가영

[PB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쿠션 당구에서 애버리지(Average)는 한 큐당 득점을 의미해 남녀 구분 없이 선수 기량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원래 포켓볼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던 김가영은 프로당구 무대에 뛰어들어 매년 꾸준히 애버리지를 올려 왔다.

프로에서 첫 시즌인 2019-2020시즌은 애버리지가 0.860(전체 2위)이었다가 이듬해 0.899로 올랐고, 2021-2022시즌은 1.018을 남겨 처음으로 1을 넘겼다.

2023-2024시즌 애버리지 1.033으로 전체 1위에 올랐던 김가영은 9개 투어 대회 가운데 7개 대회를 독식한 2024-2025시즌 애버리지를 1.208까지 올렸다.

지난 시즌 LPBA 평균 애버리지(0.710)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인 것과 동시에, 이 부문 지난 시즌 2위인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애버리지 1.001)보다 20%가량 높은 득점력이다.

김가영이 7연속 우승을 거둔 가장 직접적인 증거인 셈이다.

이미지 확대 공을 응시하는 김가영

공을 응시하는 김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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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BA에서는 더 이룰 게 없어 보이는 김가영은 새로운 목표로 애버리지 1.5를 잡았다.

"높게 목표를 잡는다면, 근사치까지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세계 아마추어 여자당구 3쿠션 최강자인 테레사 클롬펀하우어(네덜란드)는 2022년 여자 3쿠션 월드컵에서 1.393의 애버리지를 찍었다.

또한 지난 시즌 남자부 PBA의 평균 애버리지는 1.426이었다.

김가영이 진짜 애버리지 1.5를 찍는다면, 남자부 PBA에서 입상까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경쟁력은 보여줄 수 있다.

사실 김가영의 진짜 목표는 남자부 도전이 아니다.

이미 여자부에서는 최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게 목표다.

무엇을 동기부여로 삼는지 질문이 나오자 김가영은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고,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미지 확대 김가영의 우승 세리머니

김가영의 우승 세리머니

[PB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여기서 애버리지를 더 올리면, 역대 최고의 여자 3쿠션 당구선수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김가영은 "가도 가도 끝이 없지만, 이제는 나름 익숙해졌다. 스스로 한계를 끌어올 리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원래 포켓볼 선수였던 김가영은 최근 포켓볼과 3쿠션의 접점을 찾고자 노력 중이다.

마치 구도자처럼 끊임없이 연구 중인 김가영은 "아무리 많이 생각해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영역이다. 연구할 시간이 필요한데, 이건 비시즌 기간밖에 시간이 안 난다"고 했다.

포켓볼 대회에도 나갈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그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포켓볼 대회 출전을 권유받았다. 어떤 대회든 우승을 목표로 나가야 한다. 지금은 포켓볼 준비가 안 된 상태라 나가는 게 의미가 없다"면서 "해설이나 이벤트는 참여할 수 있다. 포켓볼을 사랑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3일 08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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