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원메닥스가 국산 중성자 치료기기(사진) 수출 시대를 열고 있다. 다원시스 계열사인 이 회사는 국내 기업 중엔 처음으로 입자 방사선 치료기 개발에 성공했다.
다원메닥스는 대만 주요 종합병원인 중샹병원과 중성자 치료 장비 공급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11일 밝혔다. 중샹병원과 다원메닥스는 가속기 기반 중성자 치료 장비, 치료계획시스템(TPS), 운영 소프트웨어, 부속 장비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최대 3000만달러(약 441억원) 규모 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회사는 평가했다. 세부 공급 조건 등은 개별 계약을 통해 확정된다.
중성자 치료는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킨다. 암세포가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붕소 등 약물을 투여한 뒤 중성자 빔을 조사하면 미리 투여한 약물이 중성자를 포획해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법이 많지 않은 재발성암, 악성 뇌종양, 두경부암 등에 새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대만은 1990년대 후반부터 원자로 기반 중성자 치료 연구를 이끌어왔다. 악성 뇌종양 환자 500여 명이 치료받은 경험도 보유했다. 최근엔 기존 원자로 방식을 고도화한 안전하고 효율적인 새 시스템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다원메닥스가 개발한 선형 가속기 기반 시스템도 그중 하나다. 양병국 다원메닥스 사장은 “이번 계약을 기반 삼아 아시아 시장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망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속 수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암센터에서 5500만달러 규모 중성자치료센터 구축 제안을 받았다. 두 기관이 올해 7월부터 ‘한미혁신 성과 창출 연구개발(R&D) 과제’ 기반 공동 임상 연구를 시작한 게 인연이 됐다. 인도 수출을 위한 구매 협상도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2개 기관과 치료기 구축을 위한 협약을 진행 중이다. 다원메닥스는 국내에서 악성 교모세포종 환자 치료를 위한 임상 1상 시험을 마쳤다. 올해 안에 임상 2상 환자 치료를 마무리한 뒤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절차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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