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발 굴림 동작 줄이고 피치클록 적응 완료 "오히려 집중력 생겨"
애지중지하던 긴 머리카락도 싹둑 "머리 말리는 시간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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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5.3.9. cycle@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4시즌을 앞두고 프로야구에 피치클록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롯데엔 유독 투구 간격(인터벌)이 길고 각종 투구 루틴을 펼치는 투수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특히 팀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투수 김원중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김원중은 인터벌이 길기로 유명하다.
투구판 위에서 탭댄스를 연상케 하는 발 굴림 동작을 하는 등 공을 던질 때마다 상당한 시간을 소요한다.
롯데 팬들은 피치클록 도입으로 김원중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피치 클록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5시즌 정식 도입됐다.
올해부터 투수들은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 내 투구'를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타자도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고, 타석당 타임아웃은 두 번 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할 시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의 제재를 받는다.
김원중은 주변의 우려를 씻어내고 피치클록 압박을 이겨내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4-3으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피치 클록은 철저하게 지켰다.
버릇이었던 발 굴림 동작은 거의 하지 않았고, 바로바로 공을 던졌다.
루틴에 변화를 줬지만, 구위는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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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원중은 "스프링캠프에서 피치 클록을 지키기 위한 훈련을 했다"며 "잡동작을 줄였고, 포수와 사인 교환을 빠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운드에서의 동작을 간결하게 바꿨더니 오히려 집중력이 생기는 것 같다"며 "공을 빨리 던지니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효과를 봤다. 내겐 긍정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김원중이 변화를 준 건 투구 버릇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면서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잘랐다.
김원중은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머리카락을 길렀는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에서 깎은 것"이라며 "머리카락을 짧게 깎으니 샴푸 후 머리를 말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더라. 매우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마음으로 올 시즌을 준비한 만큼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09일 16시03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