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새 종이접기 완성한 구글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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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주황색 색종이를 건네자 기다렸다는 듯 모서리를 맞춰가며 종이를 접기 시작한다. 눈 깜짝할 새 로봇은 여우 모양의 종이접기를 완성한다. 종이접기를 하는 동안 로봇은 사용자에게 일본어에서 유래한 종이접기라는 뜻의 단어 ‘오리가미(origami)’의 어원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12일(현지시간)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조직 딥마인드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을 탑재한 로봇(사진)의 모습이다. 이날 공개된 AI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와 ‘제미나이 로보틱스 ER’은 구글의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다양한 환경에서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미나이 로보틱스는 보고, 듣고, 행동하는 것에, 제미나이 로보틱스 ER은 로봇이 스스로 추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적용한 로봇은 인간과 상호작용하고, 사람처럼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손재주가 뛰어나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로봇은 장난감 농구 코트에 덩크슛을 하라는 요청에 공을 집어 들어 골대에 넣는가 하면, 비닐봉지에 샌드위치를 넣은 뒤 지퍼를 잠그기도 했다. 지시에 따라 눈앞에 놓인 여러 개의 알파벳이 적힌 블록을 철자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구글은 자사 모델의 ‘범용성’을 강조했다. 제조 업체나 용도와 상관없이 어떤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자사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로봇의 몸이 되는 하드웨어 개발을 위해선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앱트로닉과 협력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앱트로닉에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에 공동 참여했다. 이날 구글이 공개한 영상에도 앱트로닉의 로봇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구글은 범용성을 앞세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연내 전기차 생산라인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고, 엔비디아는 지난 1월 로봇 가상훈련 플랫폼 ‘코스모스’를 발표했다. 오픈AI와 메타는 최근 로봇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며 로봇용 AI 개발에 한창이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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