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 "아기 말투는 의도, 코난 코스프레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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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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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다미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나인퍼즐'을 위해 연출자인 윤종빈 감독과 한땀한땀 상의하며 촬영한 시간을 전했다.

'나인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윤이나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김한샘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 드라마다. 김다미가 윤이나 역을, 손석구가 김한샘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김다미가 분한 윤이나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용의자에서 천재적인 프로파일러로 성장한 인물이다. 마치 진짜 사람이라도 죽여본 것처럼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심리와 동기를 가장 빨리 파악해 내고, 날카로운 관찰력과 비상한 기억력을 자랑하지만, '사람 죽인 경찰'이라는 소문과 함께 10년 전 트라우마로 오랜 기간 심리 상담을 받는다는 설정이다.

일반적인 프로파일러와 다른 아기 같은 옹알이 말투, 화려한 옷차림까지 '나인퍼즐'에서 가장 만화적인 캐릭터로 꼽혔지만,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다음 날인 지난 5일 마주한 김다미는 이 모든 것이 "설정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김다미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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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전체 공개가 됐다.

=오랜만에 나왔는데, 사랑받는 거 같아서 기쁘고 행복하다. 반응들을 살펴보면서 제가 보지 못한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주시더라. 그런 반응들이 재밌었다.

▲ 말투가 고민을 많이 했을 거 같다. 아기 같은 말투인데, 프로파일러라는 직업과 괴리감이 더 커 보이더라.

= 이나의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대사도 많다 보니 재밌게 할 수 있는 방향이 뭘까 생각했다. 그래서 리듬감도 주고 손동작도 많이 쓰려 했다. 그게 낯설게도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라 고민도 많이 되고 걱정도 됐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보는 사람들이 이입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 그걸 초반에 보여주다가 프로파일링할 땐 진지하고 내레이션을 눌려서 차분하게 하자고 했다.

▲ 고민해서 연기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이질감과 비판의 반응도 나왔다. 속상하진 않던가.

= 속상하다기보단 그게 이나였다. 그 지점이 낯설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지만, 다양한 해석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이나는 만화적인 캐릭터였다. 연기하면서 고민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 저는 그렇게 느끼진 않았다. 외적으로는 그렇게 표현이 됐지만, 연기는 현실을 담고 싶었다. 딱 봤을 땐 만화적인 행동, 연기로 보이겠지만 그 안에서 현실을 담고 싶었다. 감정적으로도 이나를 이해하려고 했고, 이나가 너무 만화처럼 보이지 않도록 다른 캐릭터와 연기할 때 인간적인 모습이 보이도록 했다.

▲ 이나는 기존에 그려진 프로파일러와 달랐다. 어떻게 준비했을가.

= 프로파일러 자문을 저도 고민했다. 그런데 이나는 검은 박스 안에서 머리 속 상상을 보여주는 거다. 그래서 (윤종빈) 감독님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진 않아도 된다고 해서 사전엔 만나 뵙진 않았다. 이후 살인사건 현장을 볼 때 태도나, 처음 들어갈 때 무슨 말을 쓰는지 이런 조언은 받았다. 제가 한 것보다 감독님이 보여주신 연출이 달랐다.

▲ 외형적인 부분도 '명탐정 코난'을 떠올린다.

= 처음엔 코난을 생각한 게 아니다. 그런데 하나씩 소품이 추가되고, 집중의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안경을 써보니 그게 또 캐릭터성이 되고, 그런게 쌓이고 나중에 보니 코난이랑 비슷해 보이더라. 작품을 준비할 때, 이나를 위해 참고한 작품은 이번에 없었다.

▲ 이나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이 있었다고 손석구가 평하더라.

= 캐릭터성인거 같다. 한샘은 이나보다 변해가는 면모가 있고, 현실과 가까운 인물 같더라. 이번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정해놓고 간 게 많았다.저는 평소에 연기할 때 현장에서 주는 것과 먼저 준비하는 걸 반반씩 가져갔는데, 이번에는 미리 생각해간 게 70, 현장에서가 30 정도였다. 윤종빈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성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미리 생각해서 가고, 더 많이 고민하게 되고, 배웠던 것도 있다. 그런데 이런 연기가 또 재밌긴 했다.

▲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고 했는데, 손석구와 빨리 친해졌다고 하더라.

= 먼저 다가와 줬다. 그래서 편하게 얘기하게 됐고. 현장에서도 함께 많이 찍다 보니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다방면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 제가 무슨 얘기를 하든 다 받아줬다.

▲ 승주(박규영 분)가 범인을 알아챘을 때 이나의 감정은 어땠을까.

= 이나는 마지막까지 승주가 범인이 아니길 바랐을 거 같다. 배신감, 애잔함, 굉장히 복합적인 많은 얘기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쨌든 승주는 이나에게 중요한 인물이고, 속내를 보여주는 가까운 사람이라 생각했기에 그 순간에는 이나도 감정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승주가 범인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전, 누가 범인일까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 한샘의 카레 친구까지 의심하더라. 빨래를 널고 있는 이웃 주민도 의심하고. 정말 사소한 것까지 다 보시는구나 싶었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보시더라. 제가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 의심한 건 정호(김성균 분)였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맞추지 못했다.(웃음)

▲ 작품이 인기가 커지면서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 자세하게 얘기하진 않았다. 시즌2가 나오려면 시즌1에 잘 맞는 이야기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그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 황정민, 이성민 등 굉장한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 신기하고 대단한 경험이었다. 한 작품에서 이렇게 많은 선배님을 만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분들은 가만히만 있어도 눈빛의 힘이 느껴지니까. 그래서 많이 배웠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한 작품으로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느낀다.

▲ 연기든, 인생이든 채우고 싶은 퍼즐이 있을까.

=마음을 담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래야 제가 재밌게 연기하고, 또 마음을 다해 임할 수 있으니까. 다음 퍼즐이 생길 때도 잘 해내고 싶다. 제 인생의 마지막 퍼즐은 가족 같다.

▲ 차기작은 '대홍수'인데, 항상 쉽지 않은 작품들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 작품할 땐 도전하고 싶고, 쉴 땐 편안해지고 싶다. 작품을 선택할 땐 그게 힘든지 모르고 한다.(웃음) 대본을 봤을 땐 '액션을 해야 하는구나', 물이 나오면 '물이 나오네' 이런 정도다. 6개월의 대장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하고 난 후, 쉴 땐 편안함을 추구하는 거 같다. 연기하지 않을 땐 운동하고, 러닝하고, 맛있는 걸 먹는 게 일상이다. 한끼 제대로 먹는 게 저에겐 굉장히 힐링이다.

▲ 작품 선택의 기준이 있나.

= 이전에 한 것과 다른 걸 하고 싶다. 항상 끌리는 건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은 그거다.

▲ 이나를 통해 얻은 건 뭘까.

= 처음 이 캐릭터를 하기로 했을 때, 극을 이끌어가는 데 그 캐릭터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며 새로운 도전의 영역이 있었다. 내가 사람들이 낯설게 받아들이고 어색할 수 있겠지만, 이나라는 캐릭터에 진심을 부여하면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더 좋게 선보일 수 있고, 나도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 이나처럼 스스로 의심한 적이 있나.

= 항상 그렇다. 이 표현이 맞는 건지, 매번 고민하지만, 답이 안 나온다. 그래서 어려운 거 같다. 확신을 갖기가 쉽진 않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거 같다. 내가 못 하는 걸 만들어주는 게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저의 의심과 불안을 풀어주니까, 그래서 감사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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