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에 다시 선 최경주 "등이 오싹…올핸 그곳에 안 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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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샷'으로 최고령 우승한 최경주, SK텔레콤 오픈 2연패 도전

연장서 석패한 박상현, 최경주와 같은 조 경쟁 "함께 나서는 것으로도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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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듣는 최경주(오른쪽)

(서귀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경주(오른쪽)가 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7천326야드)에서 열린 2025 KPGA SK텔레콤 오픈 2025(총상금 13억원) 미디어데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은 지난해 연장 접전 끝에 최경주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박상현. 2025. 5.14. cycle@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탱크' 최경주(54)는 지난해보다 장타력을 끌어올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경주는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파71·7천326야드)에서 열린 2025 KPGA SK텔레콤 오픈 2025(총상금 13억원) 미디어데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해엔 허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애를 먹었는데, 최근 컨디션이 좋아졌다"며 "연습 라운드 때 쳐보니 지난해보다 (티샷이) 10야드 정도 더 날아가더라.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는데, 진지한 모습으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2003년, 2005년,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최경주는 지난해 극적으로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를 쳐 박상현과 공동 1위에 올랐고, 2차 연장 끝에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1차 연장에선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개울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섬 잔디 위에 떨어지는 행운 속에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우승의 불씨를 살렸다.

최경주가 섬 위에서 날린 '아일랜드 샷'은 지난해 KPGA 투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 최경주, 잊지 못할 아일랜드 샷을 이곳에서

최경주, 잊지 못할 아일랜드 샷을 이곳에서

(서울=연합뉴스) 최경주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뒤 18번 홀 해저드 내 섬에서 캐디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5.19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최경주는 이날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지난 12일 재능 나눔 라운드를 하면서 18번 홀 아일랜드에 가봤다"며 "지금 보니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더라. 등이 오싹해지면서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그곳으로 공을 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미국 시니어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뛰는 최경주는 50대 나이에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는 말엔 "챔피언스 투어에서도 정상급 선수들이 많이 뛴다"며 "기복이 없는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불렛샷(bullet shot·총알처럼 뻗는 공)으로 구질을 바꿨는데,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구질 변화는 유망주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았다"며 "바람 대처법을 공부하고 허리 턴 문제를 개선한 만큼 이번 대회에 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최경주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면서 2012년 10월 CJ 인비테이셔널 이후 무려 11년 7개월 만에 KPGA 투어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이번에 우승하면 지난해 세웠던 역대 최고령 우승을 경신하며 통산 3번째 KPGA 투어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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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물세례 받는 최경주

(서울=연합뉴스)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을 달성한 최경주가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최경주는 1970년 5월 19일생으로, 이날이 54번째 생일이었다. 2024.5.19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날 기자회견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경주에게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내준 박상현도 함께 했다.

최경주와 박상현은 1라운드 같은 조에 편성돼 눈길을 끈다.

박상현은 "지난해 명장면이 아직도 떠오른다"라며 "최 프로님의 아일랜드 샷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라고 웃으면서 능청을 떨었다.

연습 라운드 때 18번 홀 아일랜드를 찾아가 봤다는 그는 "최경주 프로님을 따라가기엔 아직도 멀었다"라며 "같은 조에서 함께 경기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15일부터 18일까지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펼쳐지며 총 144명의 선수가 출전해 2라운드 종료 후 상위 60명(동점자 포함)이 3라운드에 진출한다.

우승자에겐 KPGA 투어 시드 4년, 제네시스 포인트 1천200포인트가 부여된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4일 12시56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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