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하게 돕는 길을 찾다

1 month ago 12
[기고]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하게 돕는 길을 찾다

인공지능(AI)이 또 다른 격차를 만들어가고 있다. AI를 제대로 쓰는 사람과 쓰지 못하는 사람의 격차는 단순한 기술 차이를 넘어 새로운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AI 리더가 되려면 인프라를 넘어 모든 국민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농부든, 어부든,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아이들이든, 어르신이든 AI를 만나게 해야 한다.

AI는 이미 대한민국 사회 곳곳, 아니 전 세계를 바꾸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수많은 영상은 AI로 제작된다. 특별히 대단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시각적으로 흥미롭거나 트렌드에 올라타기만 하면 수많은 조회 수를 끌어내고 곧바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AI 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 AI 인재 교육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과 지역 커뮤니티, 교육기관과 소외 계층은 사정이 다르다. AI 실용화는 더디고, 교육도 여전히 단발성 세미나에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2025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61%가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지만,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소버린(sovereign) AI를 내세워 대규모 테이터센터를 세우고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프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국민 개개인이 AI를 이해하고 현명하게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지 못한다면 그 혜택은 소수에게만 집중될 수 있고 또 다른 격차와 갈등을 키울 수 있다.

AI는 디지털화된 것을 학습했고, 정답이 있는 사실들을 빠르게 찾을 때는 필요하지만 인간의 창의로 새로운 것을 만들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데이터화된 것들과 인터넷에 공개된 것들은 많이 알지만 사람들이 공감하고 사색하는 것에는 무지하기에 AI가 필요할 때가 있고 사람이 해야만 되는 것도 있다.

결국 해법은 사람이다. 사람과 소통과 협업이 잘 안되는 사회가 AI와 소통하고 협업하려면 각자 경험과 분야에서 AI를 전략적이고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미래 세대는 단순히 새로운 툴을 빠르게 익히는 것을 넘어,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적 가치를 지키며 창의성과 공감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들이 각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AI를 현명하게 활용할 때, 기발하고도 획기적인 유용한 서비스들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서비스가 더 많은 사람의 손에 닿아 일상에서 쓰이게 되면, AI 범위는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이라고 믿는다.

대한민국은 AI 시대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해 전 국민들에게 AI교육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개인의 호기심과 열정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거기에 기술과 인간적 윤리가 균형을 이룬다면, 한국의 AI교육 모델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다.

AI를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로 볼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하게 돕는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성인에게는 AI를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와 자신감을, 아이들에게는 공감과 나눔과 숙론을 통해 창의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토대를 심어줘야 한다.

AI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의 행복에 윤리적 가치를 심어주며 함께 손잡고 소통하고 숙론하는 길모퉁이에 있다.

문경구 한국AI교육문화원장 kkm63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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