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여 음식 조절을 하며 집중적으로 훈련했어요. 힘들었죠. 85kg이던 체중이 75kg까지 줄었죠. 무대에 올라 여러 포즈 중 한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당황하기도 했지만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됐습니다.”
강 씨는 50세를 넘으면서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 친구들과 매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파고다헬스클럽을 찾았다. 그는 “체계적으로 운동하기보다는 그냥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걷고 달리다 가끔 역기를 드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10년 전 몸에 이상이 왔다. “눈동자에 이상이 생기며 쓰러져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혈압이 200mmHg 넘게 나왔어요. 당뇨병 전 단계 판정 당시 약을 처방받았는데 ‘운동을 열심히 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해 먹지 않았습니다. 그게 화근이었죠.” 그때부터 약을 복용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위해 북한산을 비롯한 수도권 산들을 오르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면서 틈틈이 등산을 한 것이다.강 씨가 체계적으로 근육 운동을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진광식 파고다헬스클럽 관장이 “제대로 운동해 보라”며 이인혜 트레이너(60)를 소개해줬다.
“제가 슬렁슬렁 운동하는 것처럼 보였나 봐요. 진 관장님이 ‘체형 비율이 좋으니 열심히 운동해서 대회에도 나가 보라’고 했죠. 그래서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한마디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죠. PT(개별 트레이닝)를 받기 전에는 무작정 힘만 썼다면 그때부터는 부위별 근육을 체계적으로 만들었어요.”
상체와 하체, 코어로 나눠 세밀하게 훈련했다. 그는 “웨이트트레이닝은 그냥 힘만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때야 알았다. 부위별로 세세하게 운동하자 근육이 만들어지고 윤곽도 뚜렷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한동안 대회 출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당뇨가 있어 식이요법을 무리하게 하다 보면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올해 도전하지 않으면 영원히 출전 못 할 것 같아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력의 결실도 보고 싶었죠. 돌이켜보면 보석 사업을 하며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그때마다 체력 때문에 버틸 수 있었어요. 이젠 운동은 꼭 해야 하는 중요한 일과가 됐습니다. 심신 건강 원동력이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체력이었죠.”현재로선 식이요법이 힘들어 다시 대회에 출전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큰딸 부부와 함께 사는데 딸이 매일 닭가슴살을 비롯해 ‘저염 저탄 고단백’ 도시락을 싸줬다. 딸이 아이들 돌보며 내 도시락까지 챙기는 건 내가 봐도 너무 힘들었다. 먹고 싶은 것을 못 먹는 것보다 먹기 싫은 닭가슴살을 먹는 게 더 고통이었다”고 털어놨다.
강 씨는 최근 댄스스포츠도 시작했다. 아내가 배우라고 권했다. 그는 “아내가 작은딸, 아들과 미국에 살고 있는데 그쪽에선 파티할 때 함께 춤추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하더라. 그래서 학원에 등록해 배우고 있다. 왈츠와 탱고, 자이브, 룸바, 차차차를 추다 보면 2시간이 금세 지나간다”고 했다.
그는 오전엔 무산소 운동인 근육 운동을 하고 오후엔 주 3회 춤을 추며 자연스럽게 유산소 운동(달리기 걷기 등산 춤)을 한다. 근육 운동을 하면서도 유산소 운동을 적절하게 해줘야 지방을 잘 태워 근육의 선명도를 높일 수 있다.
요즘은 무덥기 때문에 주말에 등산 대신 지인들과 스크린 골프를 친다. 그는 “덥기도 하고, 필드 나가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다. 스크린 골프는 시원한 실내에서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요즘 무척 행복합니다. 당뇨 때문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던 운동 덕분에 결과적으로 친구들 중에 제가 가장 건강합니다. 친구 10명 중 9명은 관절이 좋지 않거나 병에 걸려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해요. 저는 매일 운동하며 춤도 추는데 말이죠. 이런 게 삶의 즐거움 아닌가요.”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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