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8강 탈락 아쉬운 오상욱 "펜싱 더 알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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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위 바자제에 덜미 잡혀 메달 불발…"열정 되찾을 것"

이미지 확대 SKT 그랑프리 경기 마치고 인터뷰하는 오상욱

SKT 그랑프리 경기 마치고 인터뷰하는 오상욱

[촬영 최송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펜싱 국제대회인 SK텔레콤 그랑프리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한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상욱은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SKT 사브르 그랑프리 남자부 8강전에서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11-15로 패하며 입상이 불발됐다.

첫 경기인 64강전에서 비비 엘리엇(프랑스)을 15-11로 제압한 오상욱은 32강전에선 처나드 게메시(헝가리)에게 15-14 신승을 거뒀고, 16강전에서도 미국의 18세 신성 윌리엄 모릴에게 밀리다가 15-14 역전승했다.

하지만 전 세계랭킹 1위인 베테랑 바자제에게 끌려다닌 끝에 덜미를 잡히며 2019년과 2023년 이후 이 대회 정상을 되찾으려던 꿈도 물거품이 됐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오상욱은 "초반에 바자제가 흥분하는 것에 신경 쓰면서 흐름을 잃었다. 상대는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빨리 바꿨는데, 저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면서 "왜 그렇게 상대에게 신경 썼나 계속 생각나고 아쉽다"고 되짚었다.

지난해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선수 최초의 개인·단체전 석권을 이룬 오상욱은 이번 2024-2025시즌엔 국가대표팀에서는 부상 치료와 재충전 등을 위해 잠시 나와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외부 활동으로 팬들과 만났던 그는 올해 들어서는 국제대회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며 1월 불가리아 플로브디프 월드컵 개인전 우승, 3월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 동메달로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이미지 확대 오상욱의 4일 SKT 그랑프리 대회 경기 모습

오상욱의 4일 SKT 그랑프리 대회 경기 모습

[국제펜싱연맹(FIE)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기다려 온 '안방 국제대회'에서 예상보다 일찍 탈락해 아쉬움이 더 짙을 수밖에 없었다.

오상욱은 "제가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펜싱을 더 알리고 싶어서다. 많은 분이 이렇게 응원하러 와 주신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내년에 더 많이 오실 수 있게 해야 했는데…"라고 연신 곱씹었다.

그는 "예전에는 대회가 열리면 응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동호인이거나 선수 가족, 지인들이라 '우물 안'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번엔 일반 팬들도 많이 와주셨더라. 무척 감사하다"면서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관중석이 더 꽉 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수촌) 밖에서 훈련하며 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하다가 강한 상대들과 맞붙어 좋았다"는 오상욱은 "펜싱에 대해 더 연구하고 싶은 욕구가 많이 올라왔다. 오늘 바자제와의 대결도 훈련 때 생각해야 할 점을 남겼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오상욱은 이달 23∼2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이번 시즌 마지막 남자 사브르 월드컵에도 나설 참이다.

그는 "기회가 되면 대회를 계속 나가려고 한다. 그래야 대표팀에 복귀해서도 달라지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지금은 지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예전처럼 속으로 막 분하다거나 '끓는' 것이 없더라. 펜싱에 대한 열정도 되찾아야 할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은 그는 "펜싱을 알리고자 대외적인 활동도 계속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4일 20시5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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