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타이어 60번씩 쳤다" 최경주, 새로운 전성기 예고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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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31 00:15 수정2025.03.31 00:15

"겨우내 타이어 60번씩 쳤다" 최경주, 새로운 전성기 예고 [강혜원의 골프플래닛]

최경주(55)는 올 시즌을 맞아 여러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공을 스릭슨 Z스타XV의 형광 노란색으로 바꿨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사용하는 컬러볼이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 호그클래식에서 만난 최경주는 "컬러볼을 쓰니 거리도 좀 더 나가고 퍼팅할 때도 눈에 잘 들어와서 좋다"고 했다.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의 GT2로 바꿨다.

외양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30년 넘게 프로로 활동하며 쓰지 않던 선글라스를 지난해 말부터 쓰고 있다. 최경주는 "아직도 샷을 할 때는 어색해서 쓰지 않지만 눈 보호를 위해 코스를 걸을 때 선글라스 착용을 시작했다"고 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KPGA투어 최고령 우승기록(54세)을 새로 썼고, PGA챔피언스투어 더 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우승의 오랜 꿈도 이뤘다.

사진=KPGA 제공

사진=KPGA 제공

새 시즌을 준비한 지난 겨울, 최경주는 쇠파이프로 타이어 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임팩트 직전 자세를 잘 만들어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3kg 조금 넘는 쇠파이프로 하루 세번에 나눠 총 60번씩 타이어를 쳤다. 그는 "쇠파이프로 20~30개 골프 스윙을 하면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자꾸 몸을 움직여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훈련은 더 시니어 오픈 우승의 비밀병기였다. 그는 "예전에는 페이드성 구질을 쳤는데 이 훈련을 통해 공을 똑바로 보내게됐다"며 "강한 바람이 불었던 스코틀랜드 카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 페어웨이를 지킨 것은 샷에서 휘어짐 없이 똑바로 코스를 공략한 덕분"이라고 돌아봤다.

올해로 프로데뷔 34년차, 여전히 그는 스윙의 기본을 잡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최경주는 "아무리 좋은 문짝을 만들어도 틀이 비뚤어져있으면 문이 닫히지 않는다"며 "스윙도 마찬가지다. 틀이 견고하게 되어있어야 제대로 된 스윙을 했을때 공이 제대로 간다"고 강조했다. 틀이 무너지면 좋은 스윙을 해도 공이 잘 갈 수 없는 만큼, 체력과 스윙패턴이 잘 잡혀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경주가 지난해 5월 KPGA투어 SK텔레콤오픈 최종라운드 연장전에서 어프로치를 하는 모습. KPGA 제공

최경주가 지난해 5월 KPGA투어 SK텔레콤오픈 최종라운드 연장전에서 어프로치를 하는 모습. KPGA 제공

PGA챔피언스 투어는 시니어 무대이지만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명예의 전당 입회자들이 수두룩하게 뛰고 있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코스도 점점 난도를 더하고 있다. 460야드짜리 파4, 580야드짜리 파5홀이 생기고, 220야드 거리의 파3홀은 셀 수 없이 많다. 최경주는 "정확도, 거리, 퍼트, 숏게임 어느 하나 감이 떨어지면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없다"며 "몸이 둔해지지 않게 준비하고 계속 관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충전이 중요하지만 쉬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운동을 짧고 굵게하면서 몸 상태는 최대한 유지하고 효과내는 훈련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대회가 열리는 사흘동안 에너지를 잘 분배해서 올해도 우승을 따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혜원 KL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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