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식도염약 시장 '한일전' 열린다…HK이노엔, 최종임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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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의 정면 승부가 펼쳐진다. 국내 제약사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시판 허가 전 최종 임상시험에 성공하면서다. 앞서 미국에 진입한 일본 다케다제약의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는 발암물질 논란을 딛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美 식도염약 시장 '한일전' 열린다…HK이노엔, 최종임상 성공

HK이노엔은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의 미국 3상 임상시험(트라이엄프) 주요 데이터를 인용해 케이캡이 위 점막이 손상된 미란성 식도염과 점막 손상이 없는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모두 효과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세벨라는 ‘미란성 식도염 치료 유지요법’ 임상시험을 포함해 케이캡 3상 시험을 올해 3분기 안에 마칠 계획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4분기 시판 허가 신청을 하는 게 목표다.

케이캡은 이전에 많이 쓰이던 양성자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의 내성 문제 등을 해결한 칼륨경쟁적억제제(P-CAB) 계열 신약이다. 국내엔 2019년 출시돼 지난해까지 누적 처방 매출 7054억원을 기록했다.

HK이노엔과 세벨라는 내년 미국에 케이캡을 두 번째 P-CAB 계열 신약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케다제약의 미국 자회사 패섬파마슈티컬스는 2023년 11월 보퀘즈나를 미국에 출시하면서 첫 P-CAB 계열 신약 시장을 열었다. 발암물질 등 불순물 검출 문제 탓에 예상보다 허가가 늦어졌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케이캡은 경·중증에 상관없이 모든 미란성 식도염 환자에게서 위산 역류 증상 감소 효과를 보였다. 보퀘즈나는 중증 환자에게서만 이런 효과를 입증했다. 약가 면에서도 케이캡이 저렴하다.

지난해 미국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관련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이다. 패섬파마슈티컬스는 지난달 발표한 투자자 대상 설명 자료에서 보퀘즈나의 미국 최대 매출을 30억달러(약 4조3000만원)로 추산했다. 2021년 기술 수출 당시 6500억원가량으로 평가받은 케이캡의 미국 연 매출 목표도 1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P-CAB 계열 신약 시장에선 한국과 일본, 중국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선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가 2021년과 지난해 각각 허가받아 판매되고 있다. 중국 기업 케바프라잔의 ‘케어파’, 상하이파마슈티컬의 ‘리나프라잔’ 등도 각각 2023년과 지난해 중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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