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번 맞으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주사제가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가 1981년 처음 확인된 뒤 44년 만에 질환 종식을 위한 새 발판이 마련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8일(현지시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즈투고’를 HIV 예방약으로 승인했다. 성인과 몸무게 35㎏ 이상인 청소년이 6개월마다 맞으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임상시험에선 예방 효과가 99.9%를 넘었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예즈투고 임상 결과를 ‘올해의 혁신’ 연구로 선정했다.
그동안 HIV 전파를 막기 위해선 매일 약을 먹거나 두 달마다 주사를 맞아야 했다. 약을 매일 먹으면 감염 사실이 노출될 수 있어 미국에선 투여 대상자의 36%만 예방약을 처방받고 있다. 길리어드는 같은 성분의 치료제로 ‘선렌카’를 판매하고 있다. 선렌카와 예즈투고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두 달에 한 번 맞는 주사 치료제만 국내에 진입했다.
예즈투고의 미국 약값은 연간 2만5000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2030년께 예즈투고 매출이 32억달러(약 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API) 사업 자회사 유한화학이 이 약의 원료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