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판결에 문체부 "재항고 계획"…본안 소송 첫 변론은 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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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2.26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징계하려던 문화체육관광부의 시도에 또다시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문체부와 축구협회의 '징계 신경전'은 계속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4-1부(오영준 이광만 정선재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축구협회가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 요구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결국 문체부의 축구협회장과 주요 인사에 대한 징계 시도는 두 차례나 법원에 막혔다.
대한축구협회와 문체부의 날 선 갈등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체부는 작년 7월부터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감사해 넉 달 뒤인 11월 5일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위법·부당 사례 9건을 확인했다며 문책(징계)·시정·주의를 요구하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특히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에 대해 협회 업무 총괄로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며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했다.
문체부의 징계 요구에도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정 회장이 자격 정지 이상 징계를 받으면 선거에 나설 수 없게 됨에 따라 축구협회는 특정감사 재심의 신청을 냈지만 이마저도 지난 1월 문체부에 의해 기각됐다
결국 축구협회는 법원으로 눈을 돌렸다.
축구협회는 지난 1월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문체부 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 함께 냈다.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는 "100여명 규모 조직인 축구협회에서 20명 가까운 실무 직원과 임원에 대해 문체부가 징계 요구를 했는데, 이를 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요구하는 운영의 독립성, 자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번 소송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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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 등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재심의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6일 보도자료를 내 대표팀 감독 선임 등 전날 문체부가 발표한 감사결과에 대해 해명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문체부 감사결과 발표와 조치 요구 건에 대해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2024.11.6 dwise@yna.co.kr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가 지난 2월 11일 축구협회가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 요구 집행정지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 효력이 중지되면서 정 회장은 제55대 회장 선거에 출마해 절반을 훌쩍 넘는 몰표를 받아 4연임에 성공했고, 대한체육회 역시 지난 3월 정 회장을 인준했다.
문체부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곧바로 항고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당시 "항고가 기각되면 정몽규 회장의 임기가 정상적으로 시작될 텐데 재항고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문체부의 항고를 다룬 서울고법은 "신청인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포함해 사건 기록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제1심결정은 정당하다고 판단된다. 피신청인이 원용하는 대법원판례는 사안이 다른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피신청인의 항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고법 판결에 축구협회는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을 것 같다"며 "문체부와의 관계도 고려해 조용히 사안을 지켜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문체부는 재항고하겠다는 의지다.
문체부 관계자는 "재항고한다는 계획이다. 본안 소송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특정감사 행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본안 소송의 첫 변론은 오는 6월 12일 열린다.
horn9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0일 12시0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