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는 언제부터 의식이 생길까?"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태아는 임신 후기(28~40주)에 의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학자들의 견해가 공개됐다.

태아는 임신 후기(28~40주)에 의식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학자들의 견해가 나왔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Business Insider]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Science'에 따르면 이날 뉴욕대학교(NYU)에서 열린 '영아 의식 학회(Infant Consciousness Conference)' 에서 연구자들은 태아의 뇌 발달 과정에서 의식이 언제,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태아의 뇌에 의식이 형성되려면 시상(thalamus)과 대뇌피질(cortex) 간의 연결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학자들은 이 연결이 임신 약 24주 차부터 형성되기 시작하며, 이는 의식이 발생할 수 있는 기초적인 신경 구조가 갖춰지는 시점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영국 '인간 커넥톰 개발 프로젝트(Developing Human Connectome Project)' 연구팀이 신생아 수백 명의 fMRI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만삭아(37주 이상)와 같은 발달 단계의 조산아에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뇌가 쉬는 동안 작동하며, 자기반성과 기억 회상 등에 관여)'가 활성화한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연결은 외부 자극을 처리하는 다른 뇌 네트워크와 교대로 작동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32~37주 사이에 태어난 조산아에게서는 관련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독일 튀빙겐 대학 연구팀은 특수 자기뇌파검사(MEG) 장치를 이용해 태아의 뇌 활동을 측정했다. 이들은 태아가 소리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지 실험했으며, 3개월 영아와 신생아뿐만 아니라 임신 35주 이상의 태아도 소리의 긴 패턴 변화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대부분 학자들은 임신 후기(28~40주)에 태아의 의식이 형성된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ISEE 360]

케임브리지 대학 신생아학자 토펀 오스틴 박사는 "조산아가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빛과 소리와 같은 외부 자극을 받으면 자궁과 다른 감각 입력으로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낙태 논쟁과 관련해선 "태아가 특정 주 수에 통증을 느낀다고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의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먼저 과학적으로 규명한 후 사회적·윤리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참가한 연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태아의 의식이 '임신 24주부터 출생 전 사이'에 형성된다고 답했으며, '13%는 출생 후 6개월 이전', 10%는 '임신 24주 이전'이라고 답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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