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AI 기반 요율 산정·인크리멘털 프라이싱 도입 주장도
[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OTT, IPTV, 케이블TV 등 복수의 플랫폼을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호밍' 소비가 보편화되면서 기존 콘텐츠 대가 산정 체계에 대한 구조적 개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도는 여전히 단일 플랫폼 중심의 규제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타워빌딩에서 미디어 스터디를 개최했다. 이날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발제자로 참석했다. [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https://image.inews24.com/v1/b73d762e1a9209.jpg)
24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서울 서대문 충정타워빌딩에서 미디어 스터디를 열고, 멀티플랫폼 시대에 적합한 콘텐츠 요금 체계를 모색했다. 발제자로 나선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케이블TV 사업자는 승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이들의 이익이나 지출이 왜곡되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내 유료방송 산업이 △콘텐츠 확보 비용 △재전송료 부담 △광고 수익 감소의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고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 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멀티호밍 환경에서는 동일한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에 공급되지만 각 플랫폼이 개별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멀티호밍 시대에 독점 계약이나 과도한 대가 요구는 시청자의 콘텐츠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콘텐츠 사용료와 재전송료가 소비자 요금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우려됐다.
이날 한 대표는 미국에서 활용 중인 '인크리멘털 프라이싱(Incremental Pricing)'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기본 콘텐츠는 저가에 제공하되 고화질 서비스나 프리미엄 채널 등 부가 기능에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변화하고 있다"며 "경쟁이 격화되면 사업자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고위 말하는 도매 시장의 영향력이 소매 시장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23년 미국 디즈니와 차터 커뮤니케이션즈의 협상 사례를 언급하며, 중복 유통 콘텐츠에 대한 대가 구조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차터는 디즈니 콘텐츠가 OTT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송출료 재조정을 요구했고, 디즈니는 일부 콘텐츠를 별도 비용 없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또한 콘텐츠 요금 산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 대표는 "기존에는 협상 실패 시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사태가 빈번했으나, AI 기반 시스템은 산정 근거가 투명해 분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청률, 광고 효과, 선호도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요금을 자동 산정하고, 정부나 제3자가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