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간한 주요 유통채널 매출 통계를 보면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2023년에는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온라인 매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0.5%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추세는 앞으로도 꺾이기 힘들어 보인다. 무엇이든 비대면으로 처리해야 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속페달을 밟기는 했지만 꼭 유통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온라인의 덩치가 오프라인보다 커지는 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였다.
‘M(밀레니얼)세대’라 불리는 1980년대생까지는 그래도 성인이 된 이후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발명됐다. 1990년대생은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이 지금만큼 보편적인 도구는 아니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Z세대로 불리는 2000년대생은 사정이 다르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기기로 일상의 전부를 해결해 나간 세대다. Z세대의 부모 세대인 M세대도 일상에서 디지털기기에 매인 것은 마찬가지여서 오프라인 문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기업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이 필요하다. 아랫세대가 계속 고객으로 유입돼야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브랜드를 이어갈 수 있다. 자원이 풍부한 대기업 걱정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한국인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이고 실질 은퇴 연령은 72.3세다. 여기서는 50세가 다 되어 ‘제2의 직업’을 찾아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과 그들이 차리는 자영업, 그들을 고용하는 중소기업 걱정을 하려고 한다.
국내 중소기업의 디지털 성숙도가 얼마나 낮은지는 유명하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이 늦어진 이유로는 연령대가 높은 임원의 온라인 미적응이 의외로 주요 원인에 꼽히곤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의 관련 조사를 볼 때마다 디지털 전환 역량과 매출액이 정비례 관계임을 발견한다.
직원 입장에서는 하루 3분의 1 이상 시간을 보내며 가장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는 곳이 직장이다. 직장에서 온라인을 활용하고 오프라인과는 차별적인 가치를 발굴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어디에서도 익히기 어렵다. 중소기업은 정부 차원의 컨설팅과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조직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들이 우리가 이제 항상 온라인에 접속한 상태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빠르게 자원을 투입해줬으면 한다.
윗세대가 온라인 환경과 디지털 전환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직장에서 서로 협력해야 할뿐더러 당면한 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기개는 결국 기성세대에게서 이어받기 때문이다. MZ세대도 나이를 먹는다. 수십 년 후 우리가 어떻게 아랫세대의 트렌드에 적응해 나갈지는 지금 기성세대가 결정할 것이다. 파도를 넘을 수 없다면 파도에 올라타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