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선박 연료탱크 빨리 만드는 AI 용접기술 등장

4 hours ago 1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나 미래 기술인 액화수소 선박의 연료탱크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는 스마트 용접기술을 개발했다. LNG 연료탱크는 LNG 선박 전체 건조 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생기원 스마트정형공정그룹 지창욱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극저온 특수 소재에 맞춰 제작한 '레이저-아크 하이브리드 용접기술(HLAW)'을 개발해 LNG 연료탱크를 기존보다 20%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레이저-아크 하이브리드 용접(HLAW) 모습.

레이저-아크 하이브리드 용접(HLAW) 모습.

연구팀은 정밀 접합이 가능한 '레이저 용접'과 이음부 간격이나 단차를 메울 수 있는 '아크 용접'의 장점을 결합한 HLAW를 9% 니켈강 등 특수 소재에 최적화했다. 9% 니켈강은 철에 니켈을 약 9% 포함시킨 합금강이다. 영하 200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에서도 강도가 뛰어나 LNG 선박 등을 제조할 때 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9%니켈강을 판재로 생산하고 있다.

생기원 연구팀은 9% 니켈강 용접시 재료 내부까지 깊게 구멍을 뚫는 '키홀' 형성 조건을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곡선이나 복잡한 형상의 부품도 단층 용접만으로 깊고 단단하게 접합할 수 있게 했다. 키홀은 재료에 열을 깊숙하게 전달해주는 통로로 이 구조를 만들면 두꺼운 소재도 단 한번의 용접으로 강도 높게 붙일 수 있다.

연구팀은 9% 니켈강 결함 예측 시스템도 개발했다. 9% 니켈강은 강한 자성을 띠기 때문에 이송 과정에서 외부 자기장에 노출되면 자화 현상이 생겨 용접시 결함이 생길 수 있다. 자화 제거 작업에만 1~2일이 걸리는데, 연구팀은 변형량이 2%를 넘거나 잔류 자속밀도가 5mT를 초과할 때 용접 과정에서 자화로 인한 결함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기준을 토대로 금속의 성분, 가공 정도, 용접 방향, 자기장 세기 등 다양한 데이터를 입력해 용접 불량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했다.

생기원이 개발한 HLAW 기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사 참여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성과라 주목된다. LNG선박을 빠르게 건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불리는 액화수소 운반용 선박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액화수소는 액화 온도가 253도로 LNG(162도)보다 훨씬 낮아 더욱 고난도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지창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오른쪽 두번째)과 팀원들.

지창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오른쪽 두번째)과 팀원들.

생기원은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및 기자재 기업들과 함께 HALW 기술 현장 실증을 추진 중이다. 지창욱 수석연구원은 "개발한 기술을 수소 또는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의 탱크 제작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