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마음껏 요리하는 '취사병 출신' 안현민·김도현

9 hours ago 1

취사병으로 일하며 근육 키운 안현민, 괴력으로 홈런포 '펑펑'

김도현은 앞치마 두르고 지쳤던 팔과 어깨 휴식…올 시즌 기량 만개

이미지 확대 안현민

안현민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선수에게 현역병 입대는 엄청난 경력 단절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으로 퓨처스(2군) 리그에서 뛰지 않더라도, 병역을 마친 뒤 소속팀에 돌아와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kt wiz의 새로운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안현민(21)은 훌륭한 본보기다.

2022년 2차 4라운드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안현민은 처음에는 '도루하는 포수'로 주목받았다.

프로에서 한 시즌만 치르고 강원도 양구 21사단에서 취사병으로 현역 복무한 그는 지난해 2월 제대하고 팀에 합류했다.

이미지 확대 kt wiz 안현민

kt wiz 안현민

[촬영 이대호]

이강철 kt 감독이 일찌감치 "우리 팀에는 터미네이터가 있다"고 주목했던 그는 지난해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14경기에서 타율 0.400(50타수 20안타), 6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44로 리그를 폭격한다.

선구안도 나쁘지 않고, 타이밍을 빼앗겨 엉덩이를 쭉 빼고 건드려도 타구를 펜스까지 보낼 정도로 괴력이 돋보인다.

안현민은 과거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취사병이라고 해도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식사 준비만 해놓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 군대에서 근육만 10㎏가 늘었다. 군 경력 때문에 시간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안현민이 타석에서 상대 투수들을 마음껏 '요리'한다면, KIA 타이거즈 오른손 투수 김도현(24)은 올 시즌 몰라보게 향상한 기량으로 타자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이미지 확대 역투하는 김도현

역투하는 김도현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김도현이 6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5.4.2 iso64@yna.co.kr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2021년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그는 2022년 KIA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39사단 입대한 김도현은 호텔외식창업경영학과에서 공부한 전공 때문에 취사병이 됐다.

야구를 시작한 뒤 오로지 야구만 바라보며 '직진'했던 김도현은 취사병이 된 이후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에만 전념했다.

선수로 뛸 때 누적된 근육의 피로와 과부하는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지난해 2월 제대한 뒤에는 시속 140㎞ 중후반대 묵직한 직구를 회복했다.

덕분에 올해 김도현은 KIA 선발진에서 '최강 5선발'로 활약 중이다.

8경기에서 2승 2패를 거두고 평균자책점 2.74를 찍어 팀 내 평균자책점 2위, 리그 평균자책점 11위로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KBO리그에는 현역병으로 복무한 뒤 건강하게 제대해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이미지 확대 첫 타점 올리는 롯데 고승민

첫 타점 올리는 롯데 고승민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18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3회 말 2사 주자 1, 2로 상황에서 롯데 고승민이 좌익수 앞 안타로 1타점을 올리고 있다. 2024.9.18 sbkang@yna.co.kr

롯데 자이언츠 야수진 세대교체의 핵심인 고승민(24)은 2020시즌이 끝난 뒤 현역으로 입대해 81㎜ 박격포를 들고 '근육맨'이 돼서 팀에 돌아왔다.

2019년 입대해 전차 탄약통을 들고 다녔던 한화 이글스 김태연(27)도 현역병 성공 사례 가운데 하나다.

KIA 주전 유격수 박찬호(29)는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청와대 경비를 맡았고, 롯데 불펜 투수 박시영(36)은 공동경비구역(JSA)에서 현역병으로 일한 이색 경력 소유자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최보성(26)은 해군 갑판병으로 입대해 노적봉함에서 복무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5일 12시14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