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J 기고문…"건강보다 이윤 우선시하는 대기업 책임 물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해외 의사들이 공공의 건강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대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FIFA에 코카콜라와의 후원 계약 종료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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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크리스 반 툴레켄 박사와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카를로스 몬테이루 교수는 13일 의학 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기고문에서 코카콜라 등 설탕 음료 기업들이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인 축구를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악용해 왔다며 코카콜라를 클럽월드컵 스폰서에서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2025 FIFA 클럽월드컵은 한국 프로축구 울산 HD 등 6개 대륙을 대표하는 32개 축구 클럽이 참가한 가운데 15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막, 7월 14일까지 1억2천500만 달러(약 1천708억원)의 우승 상금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필자들은 코카콜라와 설탕 음료 기업들이 선수와 팬을 통해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계적인 보건 위기를 심화시켜 왔다며 FIFA는 이제 모범을 보여 '건강이 기업 후원보다 우선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할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또 코카콜라는 1978년부터 FIFA의 공식 스폰서로서 설탕 음료가 제2형 당뇨병, 충치, 비만 등 여러 건강 문제와의 연관성이 드러났음에도 방대한 플랫폼을 활용해 수십억 명에게 설탕 첨가 음료를 판촉해 왔다고 지적했다.
필자들은 184개국에서 실시된 최근 연구에서도 설탕 음료 소비가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과 관련이 있음이 드러났다며 해로움의 증거가 늘고 있지만 코카콜라와 설탕 음료 회사들은 여전히 스포츠 조직과의 파트너십을 사들여 영향력을 확보하고 공중 보건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카콜라는 단순히 축구를 후원하는 게 아니라 축구와 다른 사랑받는 스포츠에 파고들어 과도한 설탕 소비를 일상화시키고 스포츠가 상징하는 건강과 체력의 원칙을 거스르고 있다"며 특히 이들이 취약한 어린이를 겨냥하는 점을 우려했다.
또 필자들은 FIFA가 세계 축구의 대표이자 통제 기관으로서 이런 오해 소지가 있는 행태에 동조해왔고 파트너십을 통해 계속 이익을 얻어왔다면서 FIFA에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FIFA가 이를 통해 코카콜라가 자사를 스포츠 성취나 스포츠맨십과 연결함으로써 자사 제품이 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미화하는 '스포츠워싱'(sportswash)을 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설탕 음료 소비와 건강 악화 간 명백한 연관성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면서 "코카콜라와 스폰서 계약을 종료한다면 FIFA는 건강이 기업 후원보다 우선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며 "지금이 모범을 보일 기회"라고 강조했다.
◆ 출처 : The BMJ, Chris van Tulleken et al., 'Football can't ignore its sugar problem', https://www.bmj.com/content/389/bmj.r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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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3일 08시01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