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충북 반도체 클러스터,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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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부 이인희 기자전국부 이인희 기자

충북도가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받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2026 반도체 전문가 포럼'에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 관계자 150여명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클러스터 지정을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충북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충북의 기대가 커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으로 정부 차원의 클러스터 지정과 기반시설 지원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수도권 외 지역을 우선 고려하도록 한 제도적 장치도 충북에는 기회다.

다만 클러스터 지정이 산업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정이라는 이름표를 얻는 것과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할 환경을 만드는 것은 별개다.

충북은 청주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 기업, 연구기관 등 산업 기반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지정의 당위성을 강조할 수는 있지만 기존 기반만으로 미래 경쟁력까지 담보할 수는 없다.

반도체 기업의 투자 결정에는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 전문인력 확보, 연구개발(R&D)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업에 필요한 것은 상징적인 명칭보다 실질적인 투자 여건과 지속적인 지원이다.

지자체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 지정을 이끌어내는 데서 나아가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역량을 산업 현장에 연결해야 한다. 새로운 투자를 유치할 차별화된 전략도 필요하다.

지역 산업정책이 지정 자체를 성과로 내세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클러스터 조성 목적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다.

충북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은 구호를 넘어 실행력을 증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정을 외쳤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기업이 충북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지다. 진정한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정서가 아니라 기업의 투자와 성장으로 완성된다.

충북=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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