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조원, 83조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석 달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이다. 다른 대기업이 1년간 벌 돈을 하루 이틀 만에 벌어들인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막대한 이익 창출력이다. 올해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640조~65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24%에 해당한다.
기록적 성과에 대한 보상은 이미 상반기부터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임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주주에 대한 환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60조원 규모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역시 잔여 주주환원 재원 집행 방안과 차기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내년 1분기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실적에 대한 판단은 어느 정도 끝났다. 2~3분기 실적과 장기 공급계약만으로도 호황의 규모와 당면 수요는 확인됐다. 임직원과 주주에 대한 보상도 윤곽이 드러났다. 중앙·지방정부에 돌아갈 막대한 세수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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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SK의 기록적 이익은 우리 산업계가 축적한 경쟁력의 결실이다. 과거 반도체 치킨게임과 불황 속에서도 기업을 지탱한 임직원, 기술력을 쌓아온 협력업체, 이를 뒷받침한 정부의 인프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이제는 미래를 준비할 차례다. 삼성과 SK가 확보한 막대한 부를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경쟁력으로 전환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생산시설을 얼마나 증설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성과 배분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임직원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할 것인지, 신규 채용 인력을 어떤 인재로 육성할 것인지,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협력업체와 어떤 공급망을 구축할 것인지도 모두 투자의 영역이다. 산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우위를 확보하기에는 연간 600조원이라는 거금조차 결코 충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루빨리 보상의 원칙을 정리하고 막대한 자본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답해야 할 때다. 과실을 나누는 데 몰두하다 다음 불황을 준비할 투자의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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