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반도체 '패키징' 영역은 한직으로 취급받았다. 패키징 담당으로 발령이 나면 주류에서 '밀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첨단 패키징 기술 없이는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쥐기 어렵다. 기업 뿐 아니라 각국 정부에서도 패키징 기술 및 인프라, 인력 투자가 한창이다.
패키징이 중요해진 이유로 반도체 회로 미세화 한계를 주로 꼽는다. 나노미터(㎚) 단위의 회로 폭을 줄이는 게 너무 힘들어져서다. 반도체 성능을 높여햐는데 회로를 축소하는 '전(前) 공정'으로는 어려우니 패키징인 '후(後) 공정'에서 답을 찾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게 있다. 패키징은 단순히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완성하는 기술이란 점이다. 각각의 반도체와 부품을 하나로 묶어 모바일·PC·서버·자동차 등 최종 제품의 성능을 좌우하는 시스템이 바로 패키징 기술로 탄생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반도체 자체를 이해해야한다. 또 이를 서로 연결하며, 열을 관리하고 보다 작은 크기로 구현해야한다. 패키징 기술은 일종의 '종합 예술'에 가깝다.
인공지능(AI) 시대에서는 패키징이 더욱 주목된다. 일례로 세계 1위 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칩도 2.5D라는 패키징 기술 없이는 제조가 안된다.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연결하는 이종집적, '칩렛' 기술은 AI 반도체 대세로 자리잡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패키징 경쟁력이 해외와 견줘 열위에 있다. 엔비디아 AI 반도체 패키징도 TSMC가 도맡았다. 대만 ASE·미국 앰코·중국 JCET들이 외주반도체패키징(OSAT)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패키징이 주류가 아니라는 옛 인식이 이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지금이라도 반전을 도모해야할 때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글로벌 전략 회의 주요 안건으로 첨단 패키징을 다뤘다.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제 패키징 없이는 AI를 논하기 어렵다.
권동준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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