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국가 e스포츠 전략도시 조성 지금이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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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신기술게임단장한상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신기술게임단장

6월 'LCK 로드 투 MSI' 대표 선발전이 열린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는 사흘간 1만5000명이 운집했다. 이들이 만든 함성은 단순 e스포츠 열기를 넘어, 2030년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할 위상을 상직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2004년 부산 광안리 해변에 10만 관중이 운집한 스타크래프트 결승전 이후 부산은 대한민국 e스포츠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 WCG, MSI, LOL WORLDS 등 글로벌 대회를 연속 개최하고, 국제e스포츠연맹(IESF) 사무국을 유치해 130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e스포츠 서밋(WES)도 개최했다. 국내 최초 관주도 상설 경기장 건립, 'GC부산'이라는 아마추어팀 지원과 프로선수 배출, 전국 첫 지역 연고 프로게임단 'SBXG' 유치까지 부산은 e스포츠 생태계의 모든 요소를 갖춘 유일한 도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인프라는 단순 지역 자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18억명의 e스포츠 팬들이 주목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연간 수천억원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1조원 규모를 e스포츠 인프라에 투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5개 종목에 총상금 950억원의 이스포츠월드컵(EWC)을 지난해부터 개최하며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폴란드 카토비체는 '유럽의 e스포츠 수도'를 선언하고 연간 17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e스포츠 종주국 위상에도 불구하고, 부산이 20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경쟁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균형발전 정책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지역별 강점 특화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전략도 중요하고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개척한 이 시장에 타국가들이 진입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행히 새 정부가 e스포츠진흥재단과 e스포츠 메모리움(박물관)의 부산 설립을 공약했다. 태권도진흥재단이 전북 무주를 세계 태권도 성지로 만들었듯 이제 부산을 글로벌 e스포츠 메카로 만들 때다.

글로벌 e스포츠 메카는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부산에 2만석 규모 복합 e스포츠 아레나 건립이 시급하다. 복합 e스포츠 아레나는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메모리움, 체험시설, 교육센터를 융합한 랜드마크로 e스포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는 연간 400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 부산 역시 e스포츠 아레나를 기반으로 매년 수십만명 관광객을 유치하는 아시아 e스포츠 성지로 도약할 수 있다.

e스포츠팀이 안정적으로 리그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글로벌 e스포츠 메카가 갖춰야 할 필수 조건이다.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해 팀 숙소와 전용 연습시설을 마련한다면, 주요 이스포츠팀들은 부산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을 것이다.

이같은 인프라를 활용하면 리그 공백기에도 세계 각국 팀들의 부트캠프를 유치해 연중 e스포츠 활동과 볼거리가 이어지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선수, 코칭 스태프, 관계자들이 상시 거주하며 창출하는 경제 효과 또한 상당하다.

현재 e스포츠는 청소년 여가활동을 수준을 넘어 MZ세대 문화를 주도하고, 인공지능·혼합현실·블록체인과 융합하는 미래 핵심산업이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 2025년 IOC 올림픽 e스포츠 게임 개최는 이를 증명한다.

부산은 지스타 개최 20년 경험, 영화제·게임산업의 시너지, 동남아 시장과의 접근성까지 갖춘 최적지다. 2004년 광안리에 운집한 10만 관중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지는 대한민국 부산, 세계가 주목하는 e스포츠 수도 부산을 만들 골든타임이 지금이다.

한상민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신기술게임단장 flavor@bip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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