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SW교육과 '42경산'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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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중심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소프트웨어(SW) 역량은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SW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지방에 있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SW교육의 요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적극적 지원으로 2023년 경산 소재 대구대에 설립됐다. 프랑스 에콜 42의 혁신적인 교육 모델을 도입, 지방에서도 최고 수준의 SW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방 소멸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미션도 함께 수행한다.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 SW인재양성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기존 톱다운 교육 방식을 벗어나 실무 중심의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과 스스로 진도를 관리해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학생은 교재도 교수도 없이 동료와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의적·비판적 사고 방식과 함께 실전 경험을 쌓는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헌수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이헌수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또 다른 긍정적 효과에 기여한다. 최고 수준의 SW 교육으로 지방에서도 경쟁력 있는 IT 인재가 육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이들이 지역 내에서 취·창업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지방 정착을 유도한다.

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 대학, 기업 등과 함께 플랫폼을 조성, 지역에서의 창업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수한 SW 인재가 배출됨으로써, 정보통신기술(ICT) 허브 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경산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에 스타트업 창업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교육 품질 향상, 지역 IT 생태계 조성, 기관 독립성과 지속가능성 확보, 타지역 기관간 차별화 전략은 향후 숙제다. 최고 수준 SW 교육을 유지하기 위해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

정부의 중장기 지원은 필수이며, 단기적인 정치적 수단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지방 소멸 방지 정책과 연계되어야 한다.

아울러 SW 인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경산을 IT 특화 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지자체 및 기업과 협력해 창업 지원,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지만 점진적으로 자립 구조도 갖춰야한다. 자체 운영 모델을 구축하고,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지속 가능한 교육·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다.

2019년 서울에 설립된 42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42 교육 모델을 도입한 기관이 늘고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SW 교육을 강화하고, 지방 기업 및 연구소와의 협업으로 현장 중심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단순 코딩 교육을 넘어 AI, 데이터 사이언스, 스마트 팩토리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교육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다. 해외 IT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수준의 인재를 유치해 국제적인 SW 교육 허브로 발전해야 한다.

이제는 국경도 없고 산업간 경계도 없이 융합인재들이 세상을 이끌어야 한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해야 한다. 초거대 생성형 AI시대를 맞아 글로벌 SW 융합 인재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헌수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장 hsrhee@gs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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