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AI 격변기, 지속가능성·R&D·인재 혁신 투자가 제조업 생존을 가른다

1 month ago 11
강호진 볼보그룹코리아 연구개발부문 부사장강호진 볼보그룹코리아 연구개발부문 부사장

우리는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의 질서를 뒤흔드는 격변기에 살고 있다. 금융·의료 등 서비스 산업은 물론 국가 경제 근간인 제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AI는 생산 공정·공급망 운영·제품 개발·의사결정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며 산업 패러다임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 속도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린다. 2024 글로벌 트렌드 인공지능(Global Trends in AI)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제조 기업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제품·서비스 혁신을 위해 AI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2030년까지 제조업 AI 도입률을 40%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대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중소·중견 기업과 협력사 생태계 전반으로 혁신이 확산되지 않으면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

건설기계 산업 역시 현장의 고령화, 도시화에 따른 인력 부족, 강화되는 안전 규제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AI 기반 솔루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개발 복잡성 증가, 강화된 법규 대응, 인재 역량 격차라는 새로운 도전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이러헌 전환기 속에서 제조업이 지향해야할 혁신 축은 세 가지다. 지속가능성, AI 기반 연구개발(R&D), 인재 혁신이다. 글로벌 굴착기 제조사 볼보그룹코리아는 볼보건설기계 창원 연구소를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사이트와 협업,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제조업이 나아가야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속가능성이다. 이는 더 이상 환경 규제 대응 차원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 핵심 요건이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물론 고객 생산성과 근로자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전기 굴착기 생산 라인과 배터리팩 생산 시설을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동화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 굴착기는 탄소배출·소음·유해가스를 대폭 줄여 작업 환경을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바꾸고 있다.

이어 AI 기반 R&D이다. 규제 강화와 제품 복잡성 증가는 제조업의 새로운 난관이다. 볼보그룹코리아 창원 연구개발부문은 제품 개발 과정을 디지털 모델로 관리하는 MBSE(Model-Based Systems Engineering)와 현장 장비와 인력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현장 운영 시스템(Site Operation System)을 도입, R&D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위험 자동 감지 경고 시스템과 장비 자동 제어 시스템 같은 차세대 AI기능을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재 혁신이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통해 구현된다. 지속적인 제조 혁신을 위해서는 기술을 설계·운영하고 시장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창원 연구개발부문은 단기해외파견(GTEP)을 운영하며 R&D 인력이 해외 연구소와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 이해도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갖춘 미래형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AI 시대에 제조업이 직면한 도전은 복합적이다. 하지만, 해법은 분명하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AI 기반 연구개발로 혁신 역량을 강화, 인재 혁신을 통해 변화를 지속해야 한다. 세 가지 핵심 축이 맞물려 한국 제조업은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쟁력을 유지 미래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강호진 볼보그룹코리아 연구개발부문 부사장 hojin.kang.18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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