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김동원 기자
- 입력 2025.07.29 16:52
팔란티어·다쏘시스템·한화·에스아이에이·포티투마루 등 참가
“초거대 AI는 핵무기급 기술” 전문가들 소버린 AI 구축 촉구
“10조원이면 국방 특화 AI 충분” 한국형 생태계 구축 필요

“초거대 AI를 갖느냐 못 갖느냐는 핵무기 보유와 같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방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미국의 ‘AI 핵우산’ 정책에 안주하지 말고 한국형 국방 자주권 확보를 위한 소버린 AI 구축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AI가 바꾸는 대한민국 안보’라는 주제로 열린 ‘AWC: AI For Defense’ 세미나 패널토론에서 국방 분야 소버린 AI 구축의 시급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는 전유광 팔란티어코리아 부사장, 조현수 다쏘시스템코리아 본부장, 박재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센터장, 전태균 에스아이에이 대표, 전동근 퀀텀에어로 대표, 김동환 포티투마루 표가 참석했다. 토론은 이재성 중앙대 인공지능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 범용 AI 아닌 ‘국방 특화 소버린 AI’ 필요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토론에서 “초거대 AI 자체를 가지고 있느냐 못 가지고 있느냐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와 비견될 것이라는 얘기가 이미 2년 전부터 나왔다”며 “지금 미국에서 준비하는 것은 좋게 보면 핵우산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어서 줄 테니 너희들은 만들려고 하지 마라, 대신 우리 우방국들은 줄게 우리 걸 쓰라는 논리”라며 “하지만 글로벌 패권 경쟁 상황에서 미국도 영원히 우리 우방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소버린 AI를 범용적인 초거대 모델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국방에 특화된 버티컬 소버린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범용 소버린 AI는 해외 빅테크가 이미 100조 이상 투자했는데도 부족해서 700조를 투자한다고 하지만, 국방 특화 소버린은 10조 20조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외교 안보 국방에 있어서는 소버린을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국방에 대해서 소버린 안 해도 된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부와 업계가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 완성을 기다리고 있지만, 국방 특화 AI 기술 확보, 전용 GPU 인프라 구축, 전문 인재 양성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태균 에스아이에이 대표도 동의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AI 팩토리처럼 빠른 속도와 신뢰성을 동시에 담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국방부에서 검증된 AI 코드 레이어를 제공하고,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공동으로 만들어나가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기술 탈취와 소프트웨어 대가 문제 해결 시급
이날 토론에서는 국방 AI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들도 집중 조명됐다. 전태균 대표는 “정부에서 관행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시 소스 코드까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이 계약 논리로 인해 대기업 소유가 되거나 지나치게 관여받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수년간 개발한 기술을 헐값에 넘기고 방산 레퍼런스 만들기 위해 매출도 거의 못 만드는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방산 대기업은 R&D 할 필요 없이 스타트업 몇 군데와 연락해 기술을 가져오고 돈은 반값만 주는 것이 현실”이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재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센터장은 “IP 이슈와 소프트웨어 대가 문제가 기술적 어려움보다 더 큰 문제”라며 “미국의 SAP 제도처럼 실제 소프트웨어 대가를 인정해줘야 하고, 턴키로 유지보수까지 포함해서 패런티도 그렇게 받아야 한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정책 기반 구축 필요
전문가들은 국방 AI 발전을 위한 기반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태균 대표는 ”우선 진짜 우리가 디지털화돼 있느냐를 먼저 확인해보고, 그 위에 데이터에 대한 정책과 인프라 정책, 평가 기관에 관한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수 다쏘시스템코리아 본부장은 AI 기반 버추얼 트윈 기술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AI가 갖는 장점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나 새로운 체계에 맞는 다양한 케이스들을 선정해 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동근 퀀텀에어로 대표는 자율항공 기술의 민군 협력 현황을 소개하며 “군에서도 오픈 마인드로 열심히 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RFP로 바뀌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15년 뒤 전력을 지금부터 계획하는데, 10월이면 패러다임이 바뀌는 첨단 AI 무기체계들이 나오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유광 팔란티어코리아 부사장은 “한국의 30개 정도 데이터, 컴퓨터 비전, 영상 분석 업체들이 협력하면 한국형 팔란티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각 기업이 본업에만 집중하다 보니 힘을 합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유용원 의원실과 THE AI, 다쏘시스템코리아, ‘AI와 우리의 미래’ 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AI가 바꾸는 대한민국 안보’라는 주제로 팔란티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IA, 퀀텀에어로 등 국내외 주요 국방 AI 기업들이 대거 참석해 기술력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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