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목줄'로 반려견 기분 파악…"오디오·후각 데이터 활용하죠"

1 week ago 3

'AI 목줄'로 반려견 기분 파악…"오디오·후각 데이터 활용하죠"

“반려견을 키우는 모든 가정에서 우리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정소영 베로AI 대표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려동물과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베로AI를 설립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베로AI는 종을 초월한 반려견 의사소통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기존의 반려동물 AI 기술이 주로 영상이나 텍스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베로AI는 오디오와 후각 데이터를 기반으로 반려동물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대부분의 멀티모달 AI 기술은 인간이 익숙한 시각 정보를 중심으로 설계됐지만, 강아지는 음성이나 냄새와 같은 감각적 요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이를 활용해 반려견의 상태를 분석하고, 보호자가 원하는 메시지를 반려견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로AI는 현재 첫 제품인 ‘스마트 컬러’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 컬러는 반려동물의 행동과 감정 상태를 예측하는 AI 기반 스마트 목줄이다. 이 제품은 오디오 및 후각 센서를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보호자가 정밀하게 반려동물의 신체적·심리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 대표는 “기존 반려동물 웨어러블 제품이 GPS 추적이나 건강 정보를 단편적으로 제공하는 수준이었다면, 베로AI는 보다 종합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호자와 반려동물 간 소통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베로AI 창업의 배경에는 정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11년간 삼성전자에서 시스템 아키텍처 부문을 담당하며 AI와 로봇 소통 기술을 연구했던 그는 정작 자신의 반려견 ‘베로’와는 소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에 집중된 기술 연구가 많았지만, 정작 반려견과의 소통을 도와줄 기술은 부족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AI 목줄'로 반려견 기분 파악…"오디오·후각 데이터 활용하죠"

베로AI는 창업 초기부터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구체화해왔다. 정 대표는 “AI 3대 석학이 모두 캐나다 출신일 정도로 캐나다는 AI 연구와 스타트업에 친화적인 환경을 갖춘 국가”라며 “베로AI도 캐나다 정부의 혁신성 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로AI는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 요슈아 벤지오가 설립하고 캐나다 3대 AI 연구소로 꼽히는 밀라 연구소와 협업해 AI 기술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공동 연구를 본격화해서 AI 모델링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캐나다에서 반려동물 AI 사업을 시작한 또다른 이유로 대해 반려동물 문화의 성숙함을 꼽았다. 정 대표는 “한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왜 중요한지부터 설명해야 했지만, 캐나다에서는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며 “사업 방향을 설명하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말했다.

베로AI는 반려동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B2C 시장을 넘어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데이터 플랫폼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및 소비재 기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데이터를 제공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반려동물 데이터를 활용한 B2B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시장 잠재력이 크다”며 “기업들이 반려동물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베로AI는 AI 기술을 반려동물과 인간 간 소통을 넘어 유아 및 비언어적 소통이 필요한 중환자 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AI 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을 다방면에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은이/황동진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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